황지우의 시 (2010년 10월 7일) 숲의 빛깔이 조금씩 변해 갑니다. 변해 가는 나무들 사이로 새 소리가 낭랑합니다. 오랜만에 황지우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펼칩니다.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시집입니다. 1983년에 초판이 나왔고 십년 후에 재판이 나왔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재판 25쇄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 오늘의 문장 2010.10.07
가을 (2010년 10월 6일) "내가 내리고 떠난 시골 역마다 기침 속의 코스모스가 퍼부어 피어 있고 네 눈시울이 하늘 속에서 떨어졌네 밤 깊으면 별들은 새끼를 치네 네 죽음을 쌓은 비인 식탁 위에서 나는 우연한 짧은 편지를 받았네 편지는 하나의 죽음, 하나의 삶 나무잎이 스스로 지기보다는 바람에 져야 가을 풀밭 벌레는 .. 오늘의 문장 2010.10.06
김영란 대법관 (2010년 10월 5일) 오늘 '동행'이라는 코너를 새로 엽니다. 저는 '동행'이라는 말을 좋아하여 자유칼럼에 글을 쓸 때도 '동행'이라는 큰 제목을 달았습니다. '동행'이라는 말에는 저 혼자만 행복해지진 않겠다, 저 혼자만 진리를 향해 가진 않겠다는 다짐이 들어 있습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고 묻던 전우익 .. 동행 2010.10.05
옷 정리 (2010년 10월 4일) 저는 '정리 불능 증후군' 환자입니다. 제 컴퓨터가 있는 방은 물론 제가 머무는 곳은 어디나 무질서하게 만드니까요. 책상 위, 방 바닥, 냉장고 안... 모두 엉망입니다. 가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하며 간신히 살아갑니다. 18년을 산 집에서 이 집으로 이사온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 나의 이야기 2010.10.04
수험생 어머니들 (2010년 10월 2일) 오랜만에 카페에 가려고 나섰는데 길이 엉망입니다. 큰길이 주차장을 방불케하니 골목까지 승용차가 가득합니다. 어디서 사고가 났나보다 생각하며 발을 재촉하다 보니 그게 아닙니다. 길가에 학교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은 대학생들이 차량을 안내합니다. 근처 대학에서 대학 입학 준비생들을 대상.. 나의 이야기 2010.10.02
10월 (2010년 10월 1일) 10월은 시월(詩月)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월 시, 나희덕의 '시월' 전문입니다. 모든 분들께 행복한 추수의 시월을 기원합니다. 시월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 위로 무심히 흘려 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 오늘의 문장 2010.10.01
9월이 가는 소리 (2010년 9월 30일) 마침내 9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길고도 잔인했던 여름에 이어 9월이 왔을 땐 참 기뼜습니다. 이젠 맑은 바람에 젖은 목덜미를 씻고 땀띠도 시나브로 사라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9월은 또 다른 잔인함으로 생명 있는 것들을 괴롭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힘인 물이 가장 무서운 힘이 .. 나의 이야기 2010.09.30
김치 없이 산다 (2010년 9월 28일) 배추 김치 없이 산 지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직장생활 초기, 어머니가 담가다 주신 김치를 먹을 때를 빼고는 늘 김치를 담아 먹었는데, 주부생활 삼십여 년에 처음으로 김치가 떨어졌어도 담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라는 옛 노래가 있는데, 저는 '김치가 담고 싶어도 .. 나의 이야기 2010.09.29
책들아, 안녕! (2010년 9월 29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책들이 한권 한권 마음속에 떠오른다. 부드럽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고귀하게 영감을 고취하는 책이 있고, 또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꼼꼼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도 있다. 그러나 나는 영영 그 책들을 다시는 손에 들게 되지 못하리라. 세월은 .. 오늘의 문장 2010.09.29
김치 없이 산다 (2010년 9월 28일) 배추 김치 없이 산 지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직장생활 초기, 어머니가 담가다 주신 김치를 먹을 때를 빼고는 늘 김치를 담아 먹었는데, 주부생활 삼십여 년에 처음으로 김치가 떨어졌어도 담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라는 옛 노래가 있는데, 저는 '김치가 담고 싶어도 .. 나의 이야기 201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