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숙 2782

가시버시, 우야돈동 (2026년 5월 9일)

5월 상순은 제게 만남의 날들입니다. 젊은 친구들,함께 익어가는 친구들, 직접 보기도 하고 목소리로만나기도 하면서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 세상'을노래합니다. 어린이들이 보기엔 늙은 사람이지만우주의 눈으로 보면 저도 어린이입니다. '상순'은 1일부터 10일까지를 일컫는데, MZ세대친구 중엔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제 또래들은'상순'은 알아도 MZ들이 쓰는 말은 모르는 일이 많습니다. 모르는 마음을 알려고 하는 게 사랑이듯,모르는 말을 알려고 하는 것도 사랑일 겁니다.사랑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오랜만에 임의진 목사님의 글을 만났습니다.사랑을 나르는 암호 같은 말들, 알고 싶을 분들을 위해옮겨둡니다. 지난 4월 29일 경향신문의 '임의진의시골편지'에 실린 글입니다. 맨 아래 링..

오늘의 문장 2026.05.09

땅과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라 (2026년 5월 7일)

어젠 오랜만에 만난 젊은 친구들과 맛있는 밥을 먹고 커피를마시고 햇살 아래를 걸으며 5월 바람을 맞았습니다. 산책길주변 아카시아는 진한 향기로 5월을 노래하고 참새는 푸른나뭇잎 속에서, 통통한 비둘기는 땅에서 행복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하니 저도 행복했습니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1819-1892)이 1855년에 출판한시집 의 서문에서, 왜 '땅과 태양과동물들을 사랑하라'고 했는지 이해하는 시간, 그 시간을 제게선물해준 혜선 씨와 혜은 씨에게 감사하며, 의 서문에서 이 문장이 나오는 부분을 아래에 옮기고 그중 앞부분만 번역해둡니다.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구걸하는사람에게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은 사람들과 미친 사람들을옹호하라, 너의 소득과 노동을 남을 위해 쓰..

동행 2026.05.07

어린이가 어린이날에 가장 하고 싶은 일 (2026년 5월 5일)

오래 전 제가 어린이였던 시절, 제겐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게없었습니다. 맏딸 노릇을 하느라 겉으로는 말 잘하고 명랑한 아이처럼굴었지만, 제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혼자 이웃집 마루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거나 아버지의 책상에 앉아 책 읽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 그때의 제게 어린이날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고 물었으면 저는 '없다'고 했을 거고, 어린이날에 일어나면 좋을 일을 한 가지 말하라고 하면 할머니와 엄마가 싸우지 않는 거라고 말했을 겁니다. 고부 갈등 심한 집에서 자란 사람은 어린 저의 소망을 금세 이해하시겠지요. 아이가 어린이날에 어떤 선물을 원하는지 보면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아이의 나날에 결여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저희 집엔 어린..

동행 2026.05.05

국가의 문인 선발 (2026년 5월 3일)

5월에 들어선 지 3일째이지만 4월 끄트머리에서 본 글 하나가잊히지 않습니다. '국가가 문인 선발하는 나라'라는 제목으로동아일보 조종엽 문화부 차장이 쓴 글이었습니다. 어느 나라이야기일까, 참 한심한 나라로구나 생각했습니다. 글을 읽으며 세 번 놀랐습니다. 처음엔 한국 얘기여서 놀랐고, 다음엔 이 시대착오적 발상이 4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세 번째로는 왜 신춘문예 같은 문인 등용문을 민간에 맡겨 놓느냐, 왜 국가가 권위 있는 방식으로 선정하지 않느냐는 대통령 말씀에 놀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이 만기친람하는 분이어서 좋기도 하고나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여러 가지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왜 음주운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는 안 하실까 궁금하..

동행 2026.05.03

달걀로 바위 치기(2026년 5월 1일)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스스로 바보가 된 인간은 이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근본적 특질이라 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까지 인공지능(AI)에게 내어주고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명의 전환이 인류의 퇴보로 귀결될 거라는 게 거의 확실히 예견되는 시점에, 제 오랜 친구인 1인 인디밴드 지미 스트레인이 또 한 번의 '달걀로 바위 치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20일 지미의 최근 음반 '출항'을 이 블로그에 소개하기도 했지만, 지미는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작가이며 세상의 악화를 막아 보려 애쓰는 휴머니스트입니다. 지미가 이번에 던지는 '달걀'은 라는 제목의 '진'입니다.'진'은 잡지를 뜻하는 영어 단어 'magazine'에서 유래한 단어로만드는 이가 세운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소책자입니..

동행 2026.05.01

열무 한 단, 열무 삼십 단 (2026년 4월 24일)

열무 한 단을 얼갈이배추와 섞어 김치를 담갔습니다.열무의 푸른 잎과 줄기, 손가락을 닮은 흰 뿌리가 꽃처럼 어여쁜데, 어여쁜 만큼 가슴도 아팠습니다.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엄마 걱정'을 읽을 때면 언제나,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그를 농담을 가장한 독설로 내치고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그를 회상하는 제 어리석움과 마주 섭니다. 아름다운 것은 단명하다더니 그는 37년 전, 겨우 28세에 나비 되어 날아가고 저는 나는 게 힘든 늙은 새로 남아 있습니다.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빈방에..

동행 2026.04.24

'보은' 정치, '보은' 인사 (2026년 4월 22일)

대통령이 바뀌면 세금이 지원되는 기관들의 대표들도 따라서 바뀝니다.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이던 시절,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조력했던사람들에게 '보은(報恩)'하기 위해 기관의 장(長)으로 임명하는 것이지요. 새로 임명되는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갈수록 드물어지고,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을?' 하게 하는 인사는 자꾸 많아집니다. 요즘새로 불린 이름들을 보면 임명하는 사람도 문제고, 임명을 받아들이는사람들도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혜를 갚으려는 사람이 좋은 자리에앉으라고 해도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는 거절해야 하니까요. 상황이 이러니 어제 청와대 앞 광장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시위를 벌인것이지요. 시위한 분들의 주장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한 가지 표현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동행 2026.04.22

새로운 항해를 위한 '출항' (2026년 4월 20일)

https://www.youtube.com/watch?v=AtFK6NzX6LE&list=RDAtFK6NzX6LE&start_radio=1 제가 경애하는 두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아름다운 디지털 싱글 앨범이 탄생했습니다. 황와우 작가님의 그림 '출항'에서 영감을 받은 원맨 인디밴드 지미 스트레인의 앨범 '출항(departure)'입니다. 위 링크를클릭하면 유튜브에 있는 '출항'으로 연결됩니다. 새 출발하기 좋은 계절, 새로운 항해를 위해 '출항'하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음반이 그분들의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래에 지미 스트레인이 쓴 '출항'의 가사를 옮겨둡니다. 황 작가님의 그림에 바탕한 음반의 커버아트부터 작곡, 작사, 연주, 노래, 녹음까지 모두 지미 스트레인 한 아티스트가 한 것입니다..

동행 2026.04.20

워킹맘들에게 (2026년 4월 20일)

엊그제 TV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살갑게 돌봐 주지 않는 친정어머니때문에 속상해하는 워킹맘을 보았습니다. 워킹맘으로 바쁘게 지내던시절과 함께, 그때의 저처럼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일하는 엄마들이 생각났습니다. 가정이 일터인 '맘(mom)'들도 육아와 살림이 힘들어 우울증에 걸리는데, 워킹맘에겐 직장 일이라는 또 하나의 책임이 있으니, 워킹맘들의 일상은 '전업 주부' 엄마들의 일상보다 훨씬 힘들 겁니다. 직장에서 일할 때는'워커(worker)'이고 집안 일을 할 때는 '맘'이니까요. 게다가 둘 중 한 곳의 일이 다른 곳에서 변명을 초래하면 안 되니 힘든 것입니다. 직장에 나가면 집을 잊고 직장 일에 전념해야 하고, 집에 오면 직장을 잊고 육아와 살림을 해야 합니다. 몸은 직장에 있으면서 휴대폰으로 계속..

동행 2026.04.20

광역의원 수를 왜 늘릴까 (2026년 4월 18일)

소위 '저널리스트 블러드(journalist blood)'를 가진 전직 신문, 통신 기자이지만 가능하면 시사에 관한 글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시사'란 바다 위에 생겼다 사라지는 거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래 기사를 보니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지역의 광역의원 수를 왜 늘리는 걸까요? 불법 정치 자금의 온상으로 치부되어 폐지된 정당 지구당을 왜 부활시키려는 걸까요? 그렇지 않아도 함량 미달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된 지방의회가 많은데, 왜 그 놀이터를 늘리는 걸까요? 약소 정당을 위한 조치라면 원래 광역의원 수 이내에서 비례대표 비율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나라 사랑이나 나라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동행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