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닐 때 저희 반에는 ㅅ이라는 학생이있었습니다. 얼굴이 하얀 그 아인 늘 빳빳하게 풀 먹인흰 칼라를 단 새것 같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왔습니다. 머리 또한 바로 어제 미용실을 다녀온 사람처럼 단정하니,한 번도 다린 적 없는 교복을 입고 대충 빗은 머리로 학교에 가던 저와는 참 달랐습니다. 워낙 멋에 무심했던 탓인지, 책 재미에 흠뻑 빠져 있을 때라 그랬는지 ㅅ을 부러워하진 않았는데, 어느 날 문득 그 아일 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지금이 네 인생의 정점이지만, 내 인생의 정점은 한참 후에 오겠구나.' 2학년 때 같은 반을 한 후 지금까지 ㅅ을 다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으니, 그 애 인생의 정점이 그때였는지 훗날 더 빛나는 시기가 왔는지 확인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