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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새해 소망 (2026년 1월 2일)

“밝은 쪽으로 생각하기. 깨끗한 양심. 바깥에서 일하기/걷기.깊은 호흡. 간소한 식사. 약, 의사, 병원을 멀리할 것. 집짐승을 기르지 말 것. 절대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말 것. 최저생계비가 마련되면, 먹고 남는 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것. 하루에 한 번은 철학, 삶과 죽음, 명상에 관심을 가질 것.” 위에 쓴 것은 미국의 사회운동가 스콧 니어링 부부의 생활 지침을 제게 맞게 약간 손본 것입니다. 이 블로그를 찾아 주신 어떤 분 덕에 조우한 옛 글, 2013년 '새해 소망'에서 가져 온 것입니다. 글에서 언급한 두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가 추구하는 것은 같습니다. 다만 나이가 좀 더들었으니 헬렌 니어링이 얘기한 '현명한 연장자' 노릇을할 수 있으면 ..

동행 07:48:13

연말에 읽는 시 3 (2025년 12월 31일)

내리는 눈을 보며 눈 내린 후를 걱정하는 사람은젊어도 늙은 사람입니다. 내리는 눈을 보며 환호하거나눈을 크게 뜨고 미소 짓는 사람은 늙어도 젊은, 혹은 어린 사람입니다. 비록 그가 눈길에 발을 내딛지 못한다 해도. 장편소설 으로 유명한 에밀리 브론테(1818-1848)는 어땠을까요?겨우 서른 살에 죽은 그의 시들로 미루어 볼 때 그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그의 시 '눈꽃 화환에게'를 번역해 둡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눈 없는 겨울처럼 장식 없는 이 블로그를 찾아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어 많은 기쁨 추수하시길 빕니다. 눈꽃 화환에게 오 찰나를 머무는 하늘 여행자여!겨울 하늘의 소리 없는 몸짓이여!어떤 역품이 그대의 돛을 몰았는가죄수 하..

오늘의 문장 2025.12.31

연말에 읽는 시 2 (2025년 12월 29일)

가을에 떠나지 말고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라고 애소하는 가요가 있습니다. 칼바람 속에서 냉정하게돌아서는 연인을 보낸 후 눈 덮힌 길을 걸으며 옛일을 잊겠다는 겁니다. 눈길을 걷다 보면 차디찬 바람이 머리를 명료하게 해주어, 인간의 변심은 겨울바람보다 차가울 뿐만아니라 겨울의 눈처럼 흔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기때문일지 모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희곡 '좋으실 대로(As You Like It: 뜻대로 하세요)' 2막 7장에도 그런 각성을 담은 시/노래가 나옵니다. 불어라 불어라 그대 겨울 바람이여 불어라, 불어라, 그대 겨울바람이여,그대가 불친절하다 해도인간의 배은망덕엔 미치지 못하니.그대의 이빨도 그리 날카롭진 않다,그대 숨결 거칠지라도 그대 모습 보이지 않으니.아! ..

오늘의 문장 2025.12.29

연말에 읽는 시 1 (2025년 12월 28일)

오늘은 12월 28일, 2025년이 끝나려면 3일밖에 남지않았습니다. 세상 곳곳에는 이 해의 죽음을 알리는징표들이 가득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갑자기 거칠어진숨소리 같은 것, 문득 다가온 죽음 앞에서 당황한 눈길같은 것... 그러나 죽음은 언제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지니 희망 가득한 목소리도 들립니다. 슬픔과 희망이 혼재하는 시기, 연말이야말로 시를 읽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첫 번째시는 19세기 영국 시인 아서 휴 클러프(Arthur Hugh Clough: 1819-1861)의 시, '애써 봤자 소용없다고 말하지 말라'입니다. 일년 동안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위해 애쓴 모든 분들께 드립니다. 애써 봤자 소용없다고 말하지 말라 애써 봤자 소용없다고 말하지 말라 수고와 상처 모두 헛된것이라고,적을 무..

오늘의 문장 2025.12.28

쿠팡 사태가 쏘아올린 물음표(2025년 12월 26일)

지난 11월 국내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서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은 어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잡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시아경제를 비롯한 여러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그 사람은 쿠팡에 근무했던 직원으로 재직 중에 취득한 보안 키로 개인용 데스크톱 PC와 맥북에어(MacBook Air) 노트북을 사용해 3300만 고객 계정에 접근해서 그중 3000명의 정보를 저장했는데, 쿠팡 사태가 확산되면서 해당 정보를 삭제하고, 관련 장치들을 하천에 버렸다고 했습니다. 쿠팡은 하천을 수색해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를 회수하고, 해당 정보의 외부 전송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유출자는 3000개의 계정에 대한 주문 정보와 공동 현관 출입번..

동행 2025.12.26

다꾸, 다꾸러, 별다꾸 (2025년 12월 23일)

산책길에 단골 북카페 부근에 이르렀을 때 평소엔한적하던 곳에 젊은 여성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걸보았습니다. 건물의 1층에 볼 일이 있어 온 사람들같은데 표정을 보니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진 않았습니다. 카페에 가니 아까 웅성거리던 여성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다행히제가 늘 앉던 구석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그 손님들은 대개 혼자 와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나가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 아까사람들이 웅성거리던 곳에 이르니 그때 그 여성들이거나 그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루고 서 있었습니다. 건물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그들이 '다꾸'용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서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회비 12,000원을 내고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스티커,마스킹..

동행 2025.12.23

비에도 지지 않고 (2025년 12월 21일)

엊그제 자유칼럼에서 보내준 임종건 선배의 '드라이 펜' 칼럼의 제목은 '총리의 문학 강좌'였습니다. 어느 나라 총리이기에 문학 강좌를 하는 걸까 궁금해 읽어 보니 이명박 정부 시절의 김황식 총리였습니다. 김 전 총리는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의 영시 공부 모임에서 최초로 일본 문학에 대해 강연했는데, 강연은 그의 저서 이야기>에서 다룬 시인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 雨ニモマケズ)'를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가난에 시달리다 37세에 요절한 시인의 이 시는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출간되어 그를 '국민 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그의 장편 동화 '은하철도의 밤'은 훗날 유명한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게 임종건 선배의 말씀입니다. 이 아..

오늘의 문장 2025.12.21

'신의 아그네스' 윤석화 씨 별세 (2025년 12월 19일)

한 사람이 이룬 것과 그 사람의 죽음 사이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아직 이룰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도 이미 이룬 것이 많으면 죽음이 찾아오는 걸까요? 걸출한 사람이 죽음에게 갈 때는 늘 아깝다는 생각이듭니다.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좀 더 머물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 좋을 텐데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배우 윤석화 씨가 오늘 아침 이승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그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는 제 세대 사람 중 가장 스타성 있는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말을 삶으로 증명해 보인 사람입니다. 향년 69세... 일흔 혹은 70대라는 나이가 그 아름다운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아 그 문턱에서 떠난 것일까요? 서울에서 태어나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신의 아그네스', '햄..

동행 2025.12.19

직장을 떠나야 할 때 (2025년 12월 19일)

십 년 전쯤일까요? 제가 아름다운서당에서 대학생들과고전을 읽을 때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2,30명 학생들중에 유독 눈길을 끈 그 친구는 얼굴도 예뻤지만 주변 친구들보다 한 차원 높은 정신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서당을 떠난 후 서당에 다녔던학생들과도 자연히 연락이 끊겼는데, 그 친구와는인연이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의 언니, 동생과도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힘을 합쳐 갖가지 어려움을 이겨왔는지알게 되며 제가 그 친구를 처음 보고 왜 '군계일학'이라고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직장을 두어 번인가 그만둔 그는유수의 배달 플랫폼 회사 직원이 되었습니다. 함께 일하는동료들이 능력 있는 데다 인간성이 훌륭해 일은 많아도 회사에 가는 게..

동행 2025.12.19

노년일기 271: 뜻대로 되지 않은 한 해 (2025년 12월 16일)

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2024년 12월에 2025년에 할 일을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영어로 써둔 소설 네 편을 발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써 본 소설이 학교에서 주는 문학상을 받은 이래 줄곧 소설을 쓰며, 삶에 '시절인연'이 있듯 글에게도 때가 있어 제때 발표하지 않으면 읽힐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도 그 소설들을 발표하려고 외국 출판사를알아보았으나 출간하지 못했고 그 미뤄진 소망이 다시 2025년 새해의 소망이 되었던 겁니다. 출판해 줄 곳이 마땅치 않으면 아마존 같은 곳의 전자책 플랫폼을 이용해 직접 출간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심을 하고 약 열흘 후, 그러니까 2024년 크리스마스를 막 지났을 때 예상치 않았던 제의를받..

나의 이야기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