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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라는 거인들, 그리고 세월호 (2026년 3월 21일)

이제 두어 시간 후면 광화문 일대가 BTS와 그들의 음악과그들이 불러 모은 인파로 출렁일 겁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세월호와 그 배에 타고 있다가 이승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이떠오를까요... 어쩌면 오늘의 인파가 세월호 사건 후 여러 날 동안 광화문 일대에 출렁였던 인파를 소환해 그 잔인한 봄이 떠오른 건지모릅니다. BTS 일곱 멤버들의 나이가 2014년 4월 16일 희생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나이와 비슷해서일 수도 있겠지요. BTS 멤버들은 1992년생부터 1997년생이고, 그 학생들은 대개 1997년생이었으니까요. 아니면 BTS라는 '거인'들이 그 학생들이 이룰 수도 있었던,그러나 빼앗겨버린 꿈을 생각하게 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250명의 학생들이 잃어버린 250개의 꿈... 각고의 노력으로 ..

동행 2026.03.21

김장훈과 김어준(2026년 3월 19일)

요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두 김 씨가 있습니다.생긴 것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릅니다. 저는 그 중 한 김 씨를존경하며, 다른 김 씨를 구경합니다. 존경하는 김 씨는 '기부 천사' 가수 김장훈 씨입니다.구경하는 김 씨는 '언론인' 김어준 씨입니다. 처음에 김장훈 씨를 좋아하게 된 건 그의 창법 때문이었습니다.요즘은 '공기 반 소리 반' 식 노래가 박수를 받는 모양이지만저는 김장훈 씨처럼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가수를 좋아합니다. 김어준 씨를 구경하기 시작한 건 그가 2016년 9월 TBS FM에서'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부터입니다.저는 TBS FM에서 2013년 3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라는 주말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

동행 2026.03.19

수희찬탄(2026년 3월 16일)

세계지도에서 한국을 찾아보면 애잔합니다.좁은 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금과옥조가 되었나 봅니다.그러니 한국인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수희찬탄(隨喜讚嘆: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내 일처럼 기뻐하는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님 웨일즈가 쓴 김산의 전기 같은 책을 보면 한국인은 본래 이렇게 '작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에서 님 웨일즈(Nym Wales)가 혁명가 김산과 그의동족에게 매료된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작은 국토는 중국과 일본사이에 끼여 있으나 국민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크다는것이 그의 관칠이고 통찰입니다. 제 생전에 한국인이 본래의 '큰 사람'본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부디 그러기를 기도합니다. '수희찬탄'을 떠올린 건 도미니카공화국 때문입..

동행 2026.03.16

마음을 쓰는 일(2026년 3월 13일)

우리 시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멀티태스커들입니다.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하여 여기저기 다니며이 일 저 일을 합니다. 저처럼 동네에 머물며 하늘이나 보고 오래된 책이나 읽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보일 겁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쓰는 일도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걱정은 가난뿐이지만 부자는 마음 쓸 데가 훨씬 많은 것과 같습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도 걱정이 많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사랑이 크면 사소한 일에도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크게 걱정합니다. 자식을 깊이 사랑하는 부모는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자식 걱정을 많이 합니다. 지구촌이 한 가족이다 보니 혈족 아닌 타인들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고 나라와 세계, 나아가 인류 전체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라가 변화의 소..

동행 2026.03.13

씨 뿌리는 자, 거두는 자 (2026년 3월 10일)

인류는 다시 한 번 문명의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간단하게 얘기하면 농업혁명에서 산업혁명,디지털혁명을 거쳐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든것이지요. 사실 접어들었다는 표현엔 어폐가 있습니다.인류는 자멸을 부르는 AI 시대에 스스로, 서둘러 투신하고 있으니까요. AI 급류에 휘말린 세상을 보고 있으면 고전에서 만난풍경들--인간을 비인간화하는 사회의 풍경들--이 떠오릅니다.조지 오웰의 같은 책이 그리는 풍경이지요. 그리고엊그제 단골 북카페에서 우연히 펼친 책에서도 그런 풍경을만났습니다. , 그러니까 '초심자를 위한사회주의' 쯤으로 번역될 책에는 글과 일러스트레이션이사이좋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안나 파추스카(Anna Paczuska), 일러스트레이터는 소피 그리예(SophieGrillet)인데, ..

동행 2026.03.10

부끄럽다, 한국 야구 대표팀 (2026년 3월 7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 경기 7회 말일본이 공격 중인 TV중계방송을 보다가 TV를 끄고 이 글을씁니다. 너무도 치욕스러워 더 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한국이 이 경기에서 일본보다 점수를 많이 낸다 해도 한국은처절하게 패했습니다. 바로 전날 대만은 일본에게 0대 13으로 패하면서도 오타니 쇼헤이와 정면 승부를 했는데, 한국은 5대 5 상황에서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습니다. 한국은 2023년 WBC 한일전에서도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으나 4대 13으로 대패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의 실력을 직접볼 기회, 한국 선수들이 그 뛰어난 선수와 겨루어 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입니다. 제가 시청하던 SBS의 중계진도 고의사구를 원하는 듯한 얘기를 했으니, ..

동행 2026.03.07

노년일기 280: 노부부 걱정 (2026년 3월 7일)

우리 동네에는 가구당 면적이 100평을 넘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산 아래라 높이 제한이 있어 7층으로 지어진건물 두 동뿐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거대합니다. 저는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보다걱정합니다. 남의 눈에 띄는 '부(富)'는 시기를 부르기 쉬울테니까요. 그 아파트에 사는 노부부를 처음 본 건 작년 말쯤, 그들이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 오면서부터입니다. 제가 그들을 '노부부'라 하는 건 그들의 목소리 때문입니다. 저는 눈이 심하게 나빠그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묵소리만 들리는데, 목소리로 보면85세쯤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70대인데 목소리만 80대일수도 있을 겁니다. 대개 목소리에 권위를 실어 발성하는사람들은 목소리가 먼저 늙으니까요. 남편은 병원(의원)을 운영..

동행 2026.03.07

노년일기 279: 부모가 되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2026년 3월 4일)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우리 중 누군가는누군가의 부모입니다. 자식이 되는 건 선택할 수없지만 부모가 되는 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식이었던 제가 부모가 되어 여러 십 년을 살면서 스스로 경험하고 수많은 부모를 목격하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럽고도 어려운 일은 좋은 부모가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돈'이 있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치동이나 목동에 '자가'로 살거나 샤넬백을 들고 마이바흐를탄다고 해서 좋은 부모 자격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조건 중 첫째는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그러려면 부모의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합니다. 정자만 제공하는 아버지는 나이가 좀 들어도 상관없지만, 약 ..

동행 2026.03.04

주식과 복권 (2026년 2월 28일)

어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배울 점 많은 친구들인데 모두 나라를 걱정하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주가가 유례없이 올라 돈 버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친구들은 6000 넘은 KOSPI(한국종합주가지수)를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주가는 작년 9월쯤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연일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소유 주식의 값이 오른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겁니다. 그러나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팔지 않으면 돈을 번 것이 아니겠지요. 어떤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다고 합니다. 평생 주식 투자를 하셨던 저희 아버지는 절대로 빚내어 주식하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복권을 산다고 합니다. 복권 판매는 불황의 징표인데, 지난해 내내 복권 판매가 증가했다니..

동행 2026.02.28

사랑 기적 (2026년 2월 25일)

원래는 박주민 의원에 대해 쓰려고 했습니다.세월호 덕에 '스타 정치인'이 된 박 의원이 세월호 참사진상 규명에 실패한 후에도 정계에서 승승장구하더니,이제는 더불어민주당 서울 시장 후보로 나오려 한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가끔 산책 삼아은평구 응암동, 박 의원의 지역구에 있는 대림시장을갈 때면 박 의원을 떠올리게 됩니다. 작년이던가 대림시장 화장실에 갔을 때는 소리 내어 그를 욕했습니다. 노인들이 주 영업 종사자이자 고객인 전통시장 화장실이 업장에서 가장 가기 힘든 옥상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1층 시장에서 시작하는 좁은 나선형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했습니다. (부디 더 좋은 길이 있는데 제가 찾지 못한 것이길!) 지역구 의원이 이 시장에 한 번이라도 와 본..

동행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