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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딸 사랑한다 (2025년 5월 6일)

아버지 안 계신 어버이날을 여덟 번 맞고 나니어머니도 아버지 계신 곳으로 떠나셨습니다.두 분께 어떤 선물을 드릴까 며칠 전부터 고심하던날들이 꿈 속의 일 같습니다. 매일 아침 두 분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면 눈이 젖기 일쑤입니다. 어제는 편지 봉투들을뒤적이다 어머니가 농협은행 봉투에 쓰신 '우리 큰딸사랑한다 2022년 4月 21日'을 보고 홀로 울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 봉투에 '용돈'을 담아 주시기에"엄마, 저는 돈보다 엄마 글이 좋아요. 몇 자 적어 주세요"하고 졸랐습니다. 쓰시지 않겠다기에 그럼 봉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자 어머니가 하는 수 없이봉투 겉봉에 써 주신 글자입니다. 어머니를 뵈온 듯 기쁘면서도 슬펐습니다. 누구보다 지적인 분이지만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신 어머니는 당..

나의 이야기 12:20:37

아, 민주당이여! (2025년 5월 3일)

정치부 기자로 일한 적이 있고 정치를 소재로 칼럼을 쓴 적도 있지만, 언제부턴가 저는 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선 말하지 말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5년 간의 기자 생활과 오래 이어진 칼럼니스트 생활 동안 '좌파'로 찍혀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불평한 적은 없었습니다. '좌파'는 개인의 이익만을 좇지 않고 동시대인 모두와 '더불어' 잘 사는 길을 모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2015년 12월 2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주도해새정치민주연합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었을 때새 이름의 '더불어'를 좋아한 것도 바로 그래서였습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하는 짓*을 ..

동행 2025.05.03

5월은 천둥 번개와 함께 (2025년 5월 1일)

드디어 5월입니다. 어린이날 노래는 '오월은 푸르구나'로 시작하지만 올 오월은 천둥 번개로 시작합니다. 우리 속담에 '천둥 번개 칠 땐 천하 사람이 한맘 한뜻'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오후 3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선고가 어떻게 나오든, 모든 국민이 '한맘 한뜻'으로받아들이고 '한맘 한뜻'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은 어두운 밤 천둥 번개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어린이와 같으니까요. 2017년 겨울에 출간한 졸저 는 날짜 별로 쓰인글들의 모임입니다. 5월 1일자 글의 제목은 '파우스트', 이 글을 보니 저는 8년 전이나 지금이나 현실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상적 사고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겠지요. 그 글의 말미에 저는 괴테의 ..

나의 이야기 2025.05.01

강남 3구 어린이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2025년 4월 29일)

지구상에 한국처럼 이상한 나라가 또 있을까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큰일이라며 첨단 기술을 이용해 아이를 낳은 다음엔 그 아이를 괴롭히느라 안간힘을 쓰는 나라, 제가 알기론 이렇게 이상한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몇 해 전부터 4세 안팎 아이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어 괴롭힌다는 기사를 보며 혀를 찼는데, 엊그제 나온 기사를 보니 그런 식의 괴롭힘이어린이들을 우울증과 불안으로 몰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아 부디 태어나지 말아라, 꼭 태어나고 싶으면 한반도 아닌 곳에 태어나거라! 아래는 동아일보에 실린 '"4세 고시"의 그림자...강남 3구 아동, 우울·불안장애 4년새 3배로' 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기사가 길어 사진과 통계는 빼고 옮겨둡니다. 기사 원문은 이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

동행 2025.04.29

교황님의 미술 사랑 (2025년 4월 27일)

어제 열린 장례 미사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늘로 가는귀로에 오르셨습니다. 교황님의 사랑을 기리고 선종을 슬퍼하는 마지막 글은 교황님의 예술 사랑에 대한 것입니다. 동아일보의 '이은화의 미술시간'에 따르면, 교황님은 카라바조의'성 마태오의 부름'을 가장 좋아하셨고, 세상엔 예술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다 합니다. 카라바조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9)는 이탈리아의 화가입니다.아래에 '이은화의 미술시간'을 옮겨둡니다.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0423/131481165/2 이은화의 미술시간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은화의 미술시간]〈367〉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 아르헨..

동행 2025.04.27

프란치스코 교황님 장례(2025년 4월 25일)

내일 아침 10시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장례식이 열리고 9일 간의 애도 기간인 '노벰디알레스 (novemdiales)'가 시작됩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하루 전 부활 주일 (Easter Sunday)에 성 베드로 광장에 나타나시어 광장의 신자들을 축복하신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죽음을 앞둔 육신을 채웠을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넘어선 그분의 큰 사랑 때문입니다. "May the Lord grant a fitting reward to all those who have loved me and who continue to pray for me. The suffering that has marked the final part of my life, I offer to the L..

동행 2025.04.25

프란치스코 교황의 하늘(2025년 4월 23일)

4월 21일 지상에는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랑만큼 큰 싱크홀...그분은 마침내 짐을 벗으셨지만 지상의 인간들은 부모가 있는 자조차 고아가 되었습니다. 로마 시각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한국 시각으로오후 2시 35분, 빈자와 약자들의 아버지 프란치스코는'하느님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천주교도가 아니니 아무도 잃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어제 서울엔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밤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칭찬하며 위로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대는 최선을 다했다. 인류를 어리석음에서 구하지 못했다고 슬퍼하지 말라, 그 일은 하느님도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듯했습..

동행 2025.04.23

유튜브 '쇼츠' 세상, '찰나'의 각성 (2025년 4월 21일)

제가 어렸을 때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말을 하곤 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큰 열매를 거둘 수있으니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라는 뜻이었지요. 오늘날 세계인들은 '1분 영상'만 하루에 700억 회를 본다고합니다. '1분 영상'이라는 '티끌'이 모여 만들 '태산'은 무엇일까요? 유튜브가 만들어진 지 20년, 유튜브는 세계를 점령했고유튜버는 아이들의 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 현상의가장 뚜렷한 보기입니다. '1분'에 빠진 사람들이 인공지능 로봇의 지배를 받는 세상... 가까운 미래입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인류의 각성을불러올지 모릅니다. 불교에서 '찰나'는 '75분의 1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인데, 찰나의 흐름 속에서 세상은 끝없이 변화하며, 인간은 그..

동행 2025.04.21

'연고대 졸업'과 '대학교 졸업' (2025년 4월 19일)

요즘 우리 아파트에선 동별 대표를 뽑고 있습니다.후보가 여럿이면 투표해서 뽑지만, 후보가 한 사람뿐이면주민들에게 찬성/반대를 물어, 찬성이 반을 넘으면 대표로 확정됩니다. 게시판에 붙은 동별 후보 공고를 보다가 '쯧!' 혀를 차고 말았습니다. 각 후보자가 거주하는 동과 호수, 성명, 생년월일 등이 나와 있는데, 혀를 차게 만든 건 마지막 '주요 경력 (학력)' 란이었습니다. 어떤 후보의 칸에는 '고려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여 있고 다른 두 후보의 칸에는 '연세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여 있는가 하면, 그냥 '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인 칸들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동 대표 후보를 알리는 데 왜 대학 학력과 대학 이름을 써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이 중요하다면 왜 세 사람은 연세대, 고려대 졸..

동행 2025.04.19

'6시 내 고향'과 신안 천일염 (2025년 4월 16일)

100세에 돌아가신 어머님은 한국방송 (KBS)의 '6시 내 고향'을 빼지 않고 보셨습니다. 이제그 방송은 우리 가족이 저녁 식사할 때 보는단골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서울에 갇혀 사는 사람으로서 서울 밖 세상을보고 싶어서입니다. 요즘 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곳들 중하나는 전라남도 신안입니다. 엊그제는 신안천일염이 얼마나 좋고 몸에 유익한가를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 기분이 좋지않았습니다. 약 일 주일 전 미국이 신안 태평염전 천일염의 수입을 금지한 게 떠올라서입니다. 태평염전은 신안의 대표적 염전입니다. 미국의 수입 금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무소불위식 무역이나 관세정책과는 상관없는 일로, 한국 단체와 기관이 신안 염전에서 일어나는 강제..

동행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