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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떠나가시네... (2024년 2월 13일)

어제 이 블로그에 어머니 얘기를 썼는데 오늘 어머니가 떠나가셨습니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시던 분답게 연휴가 끝나자 마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를 비롯해 가족이 두루 세브란스병원과 인연이 깊어 세브란스 영안실에 모시려 하니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내일 하루만 문상객을 받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뜻에 따라 조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그동안 저희 어머니의 안부를 물어주시고 저를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합니다. 각자 계신 곳에서 이춘매 (1930-2024)여사의 명복을 빌어주십시오... 링크를 클릭하시면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노래 '동무 생각(思友)'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dQf2hlIxxc&t=47s&ab_chan..

나의 이야기 2024.02.13

봄 매화, 우리 엄마 (2024년 2월 12일)

어제 어머니가 병원에서 퇴원하셨습니다. 숨소리가 자꾸 거칠어져 옆 병상의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1인실로 가려 했으나 1인실이 동나고 없었습니다. 1월 5일에 입원하셨으니 37일만입니다. 병실에서는 링거로 영양과 물을 공급받았지만 이제 그러지 못하시니 언제 아버지의 곁으로 가실지 알 수 없습니다. 2008년 1월 한겨레21의 청탁으로 어머니를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겨레21의 696호에 실렸던 인터뷰 기사를 아래에 옮겨둡니다. 원래 기사보다 짧은데, 2020년 5월에 '최종 수정'하며 인터넷판에 맞게 줄인 것 같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아름다운 저희 어머니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

나의 이야기 2024.02.12

천리향 (2024년 2월 10일)

병실을 가득 채운 공기는 다른 어느 곳의 공기와도 다릅니다. 고통의 냄새라고 하기엔 너무 뭉근하고 오래 전 할머니 내음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대적이고... 낯익고도 낯선 그 공기 속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면 알 수 없는 피로가 업습합니다. 그대로 누워 버리고 싶은 마음을 떨치려면 베란다로 나가야 합니다. 나가는 순간, 종일 운동화에 갇혀 뜨거워진 발과 무거운 다리부터 축 처진 어깨, 자꾸 아래로 향하는 눈꺼풀까지 봄비 맞고 일어서는 풀처럼 삽상하게 살아납니다. 초라한 플라스틱 화분에서 앙상하게 자란 천리향의 향기 덕입니다. 베란다를 채우고 있던 서늘하고 오묘한 향기가 눈물이 핑 돌게 반갑습니다. 보아 주는 이 드문 겨울 베란다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홀로 노력하여 향기 세상을 만든 걸까요? 천리향 같은 ..

나의 이야기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