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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145: 그녀의 비늘 (2022년 12월 4일)

아흔 넘은 어머니를 누르는 중력 아주 눌린 노부는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다가 오히려 하늘로 돌아가시고 슬픔을 식량삼아 버티던 노모는 비척비척 십이월 젖은 낙엽 1분에 하던 일을 10분 걸려 하면서 왜 자꾸 채근하냐고 야속해 하는 어머니 혹은 낡은 비늘집 어제는 한 조각 오늘은 두 조각... 빛나던 비늘들 바래어 떨어지네 남의 집 같던 그 마음 이제야 알 것 같은데 그 목마름 그 성마름 먼지 털 듯 털어내시며 어머니 자꾸 사라지시고 내 손엔 빛바랜 비늘만...

나의 이야기 2022.12.04

12월 (2022년 11월 30일)

십이월아 어서 와 빗물 세수 덕에 그나마 말개진 세상 속으로 한 장 달력처럼 가볍게 어쩌면 하얀 망토에 앉아 영하 추위를 몰고 와 십이월아 어서 와 낙엽마다 음각된 사라진 사람들의 이름 가벼워졌으나 무거워진 징그럽게 시끄러운 헌 것들의 새 세상으로 숨죽여 우는 사람들에게로 억지로 웃는 사람들에게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사람들에게로 십이월아 어서 와

나의 이야기 2022.11.30

노년일기 144: 나이테 (2022년 11월 25일)

낙엽 몰려다니는 길을 걷다 보면 문득 고개 들어 저 높이 나무의 정수리께를 보게 됩니다. 높아지느라, 속으로 영그느라 이렇게 버리는구나... 인생의 겨울에 들어선 사람들은 대개 자라기를 멈추지만, 나무는 겨울에도 자라기를 멈추지 않는구나... 20년 넘는 억울한 옥살이, 그 겨울 같은 시절에도 자신을 키우신 신영복 선생. 선생의 에서 같은 마음을 발견했기에 아래에 옮겨둡니다. 1984년 12월 28일 대전교도소에서 쓰신 글에 '나이테'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2016년 1월 15일 저세상으로 떠나신 선생님, 지금은 어디에서 '자라고' 계신지요?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동행 2022.11.2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