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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97: 디지털 도피처 (2026년 11월 4일)

어젠 오랜만에 시내에 나갔습니다. 문방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이루어 선 젊은이들 사이를 지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식당에서브런치를 먹고 가을 햇볕 속을 걸었습니다. 젊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쏟아져 나온 거리엔 生의 에너지가 넘쳤습니다.식당에서도 거리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건 인파만이 아니었습니다.그 인파가 만들어 내는 소리가 파도 높은 바다를 상기시켰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등굣길에 걷던 신문로 골목, 그때 침묵에 잠겨 있던 골목엔 아직 침묵의 흔적이 있어 生의 소리에 시달렸던 귀가안도하는 듯했습니다. 어제 식당과 길에서 보았던 젊은이들도언젠가는 어제의 저처럼 生의 소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처지가 될겁니다. 그때 오래 전 어제를 돌아보며, 젊어서 이해할 수 없었던노년이라는 시간에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

동행 2026.11.04

<걸리버 여행기>의 문장들 1 (2026년 11월 2일)

10월 24일 읽기 시작한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1667-1745)의 >는 지금까지 읽어 본 어떤 책도 주지 못했던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생각의 지평을 넓혀 줍니다. 아니, 제 사고의 범위가 얼마나좁은 지 일깨워 줍니다. 저처럼 나이 든 사람에겐 거울 노릇을 해 주는 책, 젊은이들에겐 지혜로운 자유를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모두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영어를 아는 사람은 영어 원서로 읽으면 더 맛있을 겁니다. 오늘날의 영어 문장에서는 고유명사만 대문자로 시작하지만, 이 책 원서의 문장들에서는 현재 독일어에서처럼 보통명사들도 대문자로 시작합니다. 영어와 독일어는 뿌리가 같은데, 이 책이 출판된 1726년의 영어는 독일어와 비슷한 점이 지금보다 많았나 봅니다...

오늘의 문장 2026.11.02

최불암 선생 별세 (2026년 10월 31일)

브라운관 시절부터 약 60년 동안 시청자의 곁을 지킨 최불암씨. 그는 2007년 출간한 에세이 인간은 배우라는 오래된 대사에 관하여>에서 “닮고 싶은 인물, 따라가고 싶은 인간상을 TV가 그려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사단법인 제로캠프 제공 지난 29일 밤 10시쯤 20세기 한국의 큰 별 하나가 우주로 날아갔습니다.그의 부재만큼 어두워진 세상에서 그의 마음을 닮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그의 마음과 너무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 모두 눈물을 흘립니다. '파하' 하는 선생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최 선생의 아내 김민자 님과 아들딸을 위로하소서. 어젯밤 KBS1 TV가 방영한 최 선생 특집에서 선생이 말씀하셨듯, 슬퍼도너무 슬퍼하지 마시길 빕니다. 시간이 흐르며 세 분의 ..

동행 202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