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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 (2026년 9월 25일)

대부분의 집에서 추석은 그 어느 날보다 젓가락이 바쁜 날입니다. 어릴 적엔 어른은 누구나 젓가락질을 잘하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제가 어릴 때 어른들은 누구나, 남자든 여자든, 대학생이든 시장 상인이든, 건설회사 대표든 건설 현장 노동자든 다 젓가락질을 잘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마흔 가까이 된 대학 졸업자 중에도 젓가락질을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에 젓가락질을 못하는 사람들은스스로 부끄러워했지만, 요즘 젓가락질을 못하는 사람들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젓가락질을 못해도 음식 먹는 데 지장이 없으니 무슨 상관이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음식을 먹는 데 쓰는 도구는 각 나라의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발달한 것입니다. 인도, 파키스탄, 중동의 많은 ..

동행 2026.09.25

노년일기 295: 가족이 싫어질 때 (2026년 9월 22일)

고아에게 가족은 알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이지만 고아가 아닌사람 중엔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족이 자꾸 싫어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가족이란 결코 버릴수 없는 평생의 짐과 같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석과 같은 명절은 괴로운 날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만나지 못하는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긍정적 호기심을 갖고 애정으로 묻는다면, 추석 같은 명절이 피하고 싶은 날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긍정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갈수록 줄고, 나이나 돈을 내세워 답하기 힘든질문을 던지며 도움 대신 아픔을 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례한 질문과 충고를 하는 사람 중엔 나이 든 사람이 많습니다. 빠른 사람은 50대부터 이런 노인 노릇--본인은 '어른' 노릇이라 하겠지만--을 ..

동행 2026.09.22

책 사재기 (2026년 9월 19일)

법정 노인이 되어 읽고 있는 고전들은 대개 오래 전에 산책들입니다. 대학 시절에 사서 읽기를 시도하다 실패한책도 있고, 기자 시절 그리고 중년에 읽고 싶어 샀으나 읽을 시간이 없어 미뤄 두었던 책도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그때 사 두길 참 잘했다고 저 자신을 칭찬하게됩니다. 수입 적은 노인이 책--요즘 책 대부분은 제게 너무 비쌉니다--을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그때 사 둔 덕에 읽고 싶을 때 언제나 읽을 수 있으니까요.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고전'도 있고,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제겐 아주 좋은 스승 같고 친구 같은 책도 있는데, 이들의공통점은 자꾸 보게 된다는 겁니다. 한 번만 읽을 책이면 살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어떤책은 살 필요가 있고 어떤 책은 살 필요가 없는지를 판단하는것은..

동행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