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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69: 습관으로부터의 자유 (2025년 11월 9일)

지난달 하순에 눈병이 나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니 나아져서 살 만했는데, 자꾸 불편해지고 아픈 걸 보니 완전히 나은 게 아닌가 봅니다. 넣지 않던 안약을 다시 넣으면 좀 편해지니다행이지요. 가만히 생각하니 책이나 글을 보지 않아야 나을 것같은데,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침하면서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면 어리석다고 혀를 차던제가 눈이 아프면서도 책을 보니 참 한심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습(習)'이 떠오릅니다. 몸에 밴버릇이나 과거의 생에서 쌓은 '습'은 미래를 결정하는중요한 요소이고, '업(業)'과 윤회와 연결된다고 하지요. 도대체 책은 왜 읽는가 생각하니, 재미 때문입니다.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틈만 나면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휴가를..

동행 2025.11.09

ADHD와 사교육 1번지 (2025년 11월 6일)

한국인의 수는 줄고 있지만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한국인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31일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보면, ADHD 치료제로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작년사용량이 2007년의 4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연령대로는 10대에 처방받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작년의경우 7, 13, 16, 24세, 즉 초중고에 입학할 나이에 처음으로 처방받은 사람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인구에 대비해서 이 약을 많이 처방받은 지역은 고소득자가 많고 사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 즉 서울 강남, 서초, 경기 분당, 서울 송파, 용산 순이고, 동별로는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일원동이라고 합니다. ADHD는 한마디로,..

동행 2025.11.06

큰나무가 보는 것 (2025년 11월 4일)

한국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서울 홍릉숲의 노블 포플러나무라고 합니다. 수령 50세이니 저보다 한참 어린데, 키가38.97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속성수라 해도 그가 저렇게 자라는 동안 나는 무얼했다지? 왜 사람은 나무처럼 계속 자라지 못하는 거지?질문이 나무뿌리처럼 이어집니다. 이 노블 포플러가 제일 큰 나무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경기도양평군 용문사 은행나무가 제일 큰 나무였다고 합니다.그는 수령 11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30호로 노블 포플러보다 17센티미터 작다고 합니다. 문득 두 나무가 보는 것과 그들의 나이테가 궁금합니다. 자라는 속도가 다른 만큼 보는 것도 다르고 경험하는 것도 다르고 갈무리하는 것도 다르겠지요? 어쩌면 포플러가 저리도 빨리 자라는 건 숲에 있기 때문일지모릅니다. 옆..

동행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