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2017년 10월 22일) 바람이 거세게 불어 거리는 어느새 낙엽 천지입니다. 태풍 '란(Lan)'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산 일대엔 강풍 경보가 내리고 해상엔 풍랑 특보가 발효되어 어선의 출항이 금지됐다고 합니다. 새삼 바람의 무서움을 느낍니다. 태풍처럼 지구의 표면을 휩쓰는 바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들이 만.. tbs 즐거운 산책 2017.10.22
소화불량, 소방관, 부산국제영화제(2017년 10월 15일) 가을엔 무엇을 해도 좋지만 특히 하기 좋은 건 산책입니다. 따끈한 햇살 아래를 거닐며 선선한 바람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걸 느낄 때면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햇볕이 너무 여려지기 전에 햇살 속을 걸어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추석 연휴에 과식하여 아직도 소화.. tbs 즐거운 산책 2017.10.15
추석, 쇠고기, 여행, 사부자기(2017년 10월 1일) 씨앗이 앉는 곳이 나무의 운명을 결정하듯 나라도 어디에 위치했는가에 따라 대체로 운명이 결정됩니다. 한반도가 지금처럼 세력 큰 나라들의 입방아에 시달리는 건 타고난 운명 같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몸집이 작은 사람에게도 큰 꿈이 깃들 수 있는 것처럼 작은 나라도 큰 나라가 될 .. tbs 즐거운 산책 2017.10.01
아버지, 세탁기, 아이 캔 스피크,정글의 소금(2017년 9월 24일) 어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년이 되는 날... 가족들은 모두 유택을 찾아갔지만 저는 몸과 마음이 오히려 발을 잡아 가지도 못했습니다. 열에 들뜬 머리로 누웠다 앉았다 하다가 햇빛 선명한 문 밖을 걸었습니다. 하늘은 떠나시던 날처럼 높고 흰구름도 꼭 그때 구름 같았습니다. '회자.. tbs 즐거운 산책 2017.09.24
남산, 사랑, 윤동주, 그리고 비닐봉지(2017년 9월 17일) 산도 나무도 사람도 도시도 옷을 갈아입는 계절입니다.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건 나무들과 그들이 모여 있는 산의 변화입니다. 푸르렀던 산 빛깔에 슬며시 가을의 녹이 내려앉으니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조금 있으면 저 녹물 든 잎들이 떨어져 낙엽이 되겠지요. 인공의 시간.. tbs 즐거운 산책 2017.09.17
가을 편지, 가을 기도, 문해의 달(2017년 9월 10일)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고 한낮에는 덥고... 사람은 괴로워도 논밭에서 익어가는 것들이 있으니 불평할 수가 없습니다. 더워도 가을... 오랜만에 나간 인사동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래 전과 똑같은 맛을 내는 솥밥집에서 어머니와 아우와 점심을 먹고 북촌길을 걷다가 커피를 마셨습니.. tbs 즐거운 산책 2017.09.10
이사, 반지하 앨리스, 김광석(2017년 9월 3일) 매일이 싸움 같았던 여름 끝에 선물처럼 갑자기 온 가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볼 시간조차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싼 월세 방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에겐 아름다운 가을 하늘마저 잔인해 보일지 모릅니다. 힘겨.. tbs 즐거운 산책 2017.09.03
포크가수 조동진 씨 영면(2017년 8월 31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아침 8시 6분부터 9시까지 tbs FM(95.1MHz)에서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제법 공들여 준비하는데, 준비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선곡입니다... 동행 2017.08.31
예의, 카트, 담배, 죽음 (2017년 8월 27일)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예의를 지키다가 형편이 나아지면 무례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쁜 형편일 때만 지키는 예의는 예의가 아니고 비굴이겠지요.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형편에 상관없이 사람, 아니 모든 생명체를 대할 때 지녀야 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소.. tbs 즐거운 산책 2017.08.27
비, 가을, 지하생활자, 무궁화(2017년 8월 20일) 남의 건물 지하에서 홀로 생활하는 아들이 놀러왔다가 저녁을 먹더니 거실에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모처럼 단잠을 자는 것일 테니 텔레비전소리를 낮춰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끝나도 아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어나긴커녕 더 깊이 잠든 것 같았습니다. 잠이 깰세라 다른 사.. tbs 즐거운 산책 201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