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황지우의 시 (2010년 10월 7일)

divicom 2010. 10. 7. 09:25

숲의 빛깔이 조금씩 변해 갑니다. 변해 가는 나무들 사이로 새 소리가 낭랑합니다.

오랜만에 황지우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펼칩니다.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시집입니다. 1983년에 초판이 나왔고 십년 후에 재판이 나왔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재판 25쇄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표제시 아닌 시에 눈이 갑니다.

 

'제1한강교에 날아든 갈매기'의 詩作 메모2 

 

날마다 건너는 것인데도

강을 건넌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 같다

철교 아래 水位대 눈금을 세는 일도

강가에 버려진 이 짬뽕 문명의

수명을 재는 일 같아

아, 언제 洪水의 날이 올까, 벌 받을 것만 같다

하루하루의 渡江도 이렇게

숨막히고 숨가쁜데

날마다 건너는 것인데도

강을 건넌다는 것은 그때마다

자기 목숨을 한 번씩 재는 일 같다

'오늘의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과 여성 (2010년 10월 15일)  (0) 2010.10.15
정치와 문학 (2010년 10월 13일)  (0) 2010.10.13
가을 (2010년 10월 6일)  (0) 2010.10.06
10월 (2010년 10월 1일)  (0) 2010.10.01
책들아, 안녕! (2010년 9월 29일)  (0) 201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