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험생 어머니들 (2010년 10월 2일)

divicom 2010. 10. 2. 16:12

오랜만에 카페에 가려고 나섰는데 길이 엉망입니다. 큰길이 주차장을 방불케하니 골목까지 승용차가 가득합니다. 어디서 사고가 났나보다 생각하며 발을 재촉하다 보니 그게 아닙니다.

 

길가에 학교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은 대학생들이 차량을 안내합니다. 근처 대학에서 대학 입학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수시 전공적성 모의고사'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인근 길을 꽉 메운 승용차들은 모의고사를 치러온 학생들을 태우고 온 부모, 주로 어머니들이 몰고 온 것들입니다.

 

붐비는 거리를 지나 단골 카페에 들어가니 백화점이나 시장에 온 것 같습니다. 카페는 온통 성장한 어머니들의 차지입니다. 빈 테이블을 찾아 앉았으나 삼삼오오 모여 앉아 외치듯 대화하는 어머니들 때문에 머리가 띵합니다. 두통이 심해지기 전에 나가야겠습니다.

 

'전공적성'을 가리는 시험에 왜 모의고사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도 없으려니와, 대학에 입학할 나이의 청년들을 태우고 와 기다리는 어머니들의 열성도 한심합니다. 어머니들은 집에 있고 수험생들만 버스나 택시를 타고 왔다면 길도 막히지 않고, 휘발유도 낭비 되지 않고,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른 후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잠시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을 겁니다.

 

제발 어머니들이 아들과 딸을 사랑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조금만 덜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에게 쏟는 정성의 반의 반이라도 자신을 개선하는데 쏟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