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그런 느낌을 받으면 그 느낌을 얘기할까 말까 생각해 보기도 전에, 입이 말했습니다. 대학생 시절 집에 걸려온 전화를 받아 아버지를 바꿔드리곤 "아버지, 이 사람은 멀리 하시는 게 좋겠네요"라고 말한 적도 있고, 기자 시절 제 아기를 키워 주시는 이모님께 걸려온 전화를 받고 "이모, 이분에게 돈 빌려 주지 마세요"한 적이 있는가 하면, 녹차 마시는 집에서 우연히 합석한 초면의 승려에게 "스님, 안경 하나 쓰시지요?" 한 적도 있습니다. 전화 통화를 마친 아버지가 왜 그렇게 얘기했느냐 하시기에 '그냥' 그 사람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그렇지 않아도 그런 생각이 들어 멀리하시는 중이라며 "허,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