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99: 내일은 새날 (2021년 12월 31일)

divicom 2021. 12. 31. 10:42

연말은 늘 우울합니다.

지나간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가, 그래서 지금

어디에 이르렀는가...

 

그런데 오늘 새벽 기도를 하다가 문득

웃었습니다. '내일은 새날'이라는 평범한 깨달음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쉬이 지치는 육체와

금세 흐트러지는 정신을 탓하며

그때, 자고 나면 바로 회복되던 시절에 좀 더

열심히 살지 그랬냐고 저를 꾸짖곤 했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아흔에 타계하신 아버지나

백 번째 생신 지나 별세하신 어머님,

올해 아흔 셋이 되시는 어머니처럼 산다면

제게는 아직도 많은 '새날'들이 남아 있습니다.

부스러지는 육체와 정신을 단단히 붙잡아

태어날 때 지니고 왔으나 살며 잃어 버린 

지혜와 현명을 다시 찾으려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그분들만큼 살지 못한다 해도,

그래서 끝내 완전한 자유를 터득하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 길이 저의 길이니까요.

 

2009년 9월 18일, '김흥숙의 생각'이 문을 연 이래

이 글을 쓰는 2021년 12월 31일 10시 30분까지

이 블로그를 찾아 주신 190,631 명의 독자들께

깊이 감사 드리며, 새해에도 제가 오늘의 다짐을

살아내는지 지켜봐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많이 지으시기를,

어디에 계시든 자유로우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