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제헌절, 뜨거운 햇빛 아래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오래된 질문을 소환했습니다. 법은 무엇인가, 믿을 수 있는 것인가... 돌아가신 아버지는 ‘사’자 붙은 직업인, 특히 법 집행에 종사하는 검사, 판사, 변호사는 결혼상대로 취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러시느냐고 여쭈면 ‘법은 권력의 시녀’라 그렇다며 웃으셨지요. 짧지 않은 시간 지구인으로 살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는 일들을 볼 때면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선행은 법과 상관없이 일어나며 악행은 법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착한 사람은 믿고, 약은 사람은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은 종교를 닮았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법과 무관한 사람으로 살다 가고 싶습니다. 제게 이 영악무도한 세계에서 살아가야 할 어린 자녀가 있다면 저는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