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떨어진 푸른 감들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매달린 채 주홍으로 물든다 해도 감의 미래는 뻔합니다.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거나 꼬빌꼬빌 마르도록 남겨졌다가 까치밥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길에 떨어져 구르는 덜 익은 감을 안타까워하는 건, 젊은이의 죽음을 더욱 슬퍼하는 것과 같은 마음의 발로일 겁니다. 그러나 바로 관에 들어가 누워도 놀랍지 않을 모습의 노인이 죽을 듯 죽을 듯 죽지 않아 천덕꾸러기가 되는 걸 보면 때 이른 죽음만이 인간다운 죽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다운 죽음은 무엇보다 합당한 슬픔과 애달픔을 자아내는 죽음이니까요. 며칠 전 한국방송(KBS)의 ‘시사기획, 창’에서 요양병원의 실태를 보았습니다.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요양병원의 환자는 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