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꼰대'의 뜻을 무어라고 생각하는지 보면
그가 꼰대인지 어떤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꼰대'의 정의는"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입니다.
'꼰대'가 이 사전적 정의만을 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꼰대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오픈사전에는 '젊은 꼰대'와 '청바지를 입은 꼰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젊은 꼰대'는 권위적인 젊은 사람, '청바지를 입은 꼰대'는 낡고 후진적인
조직에서 무늬로만 혁신을 좇는 직장 상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단어가 사전에 수록되는 것은 아니고,
수록된 단어들의 경우에도 모든 의미가 기술돼 있진 않습니다.
'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꼰대'는 대개 자신이 많이 알고 옳다고 생각하여
남을 재판하고 가르치려 하는 사람입니다.
심한 경우엔 자신이 아는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은 나이든 사람 중에 많습니다.
이 세상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이 세상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20세기까지는 이런 '꼰대'들이 큰 비난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회의 변화가 느려서 그들이 알고 경험한 것이
아래 세대에게도 여전히 의미와 효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1세기는 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20세기와
아주 다릅니다. 특히 핸드폰이 급격히 확산된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20세기에 태어난 사람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고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고 언어 습관도 다릅니다.
무엇보다 직업의 세계가 달라져 '꼰대'들에게 낯선 직업이 많고
그들의 눈에 '일 같지 않은 일'을 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꼰대'가 되는 빠르고 확실한 길은
나이든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것이겠지요.
가치관이 비슷하고 공유하는 경험이 많으니 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젊은이들을 '요즘 것들은...' 하며 비판할 수 있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지
기억하거나 공부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 경우, 나이는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굳어가는 것'일 겁니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말하는 시간을 줄이고
듣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 같습니다.
꽃밭의 꽃들이 시들어 떨어질 때까지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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