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2

강남 3구 어린이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2025년 4월 29일)

지구상에 한국처럼 이상한 나라가 또 있을까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큰일이라며 첨단 기술을 이용해 아이를 낳은 다음엔 그 아이를 괴롭히느라 안간힘을 쓰는 나라, 제가 알기론 이렇게 이상한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몇 해 전부터 4세 안팎 아이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어 괴롭힌다는 기사를 보며 혀를 찼는데, 엊그제 나온 기사를 보니 그런 식의 괴롭힘이어린이들을 우울증과 불안으로 몰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아 부디 태어나지 말아라, 꼭 태어나고 싶으면 한반도 아닌 곳에 태어나거라! 아래는 동아일보에 실린 '"4세 고시"의 그림자...강남 3구 아동, 우울·불안장애 4년새 3배로' 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기사가 길어 사진과 통계는 빼고 옮겨둡니다. 기사 원문은 이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

동행 2025.04.29

교황님의 미술 사랑 (2025년 4월 27일)

어제 열린 장례 미사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늘로 가는귀로에 오르셨습니다. 교황님의 사랑을 기리고 선종을 슬퍼하는 마지막 글은 교황님의 예술 사랑에 대한 것입니다. 동아일보의 '이은화의 미술시간'에 따르면, 교황님은 카라바조의'성 마태오의 부름'을 가장 좋아하셨고, 세상엔 예술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다 합니다. 카라바조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9)는 이탈리아의 화가입니다.아래에 '이은화의 미술시간'을 옮겨둡니다.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0423/131481165/2 이은화의 미술시간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은화의 미술시간]〈367〉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 아르헨..

동행 2025.04.27

프란치스코 교황님 장례(2025년 4월 25일)

내일 아침 10시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장례식이 열리고 9일 간의 애도 기간인 '노벰디알레스 (novemdiales)'가 시작됩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하루 전 부활 주일 (Easter Sunday)에 성 베드로 광장에 나타나시어 광장의 신자들을 축복하신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죽음을 앞둔 육신을 채웠을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넘어선 그분의 큰 사랑 때문입니다. "May the Lord grant a fitting reward to all those who have loved me and who continue to pray for me. The suffering that has marked the final part of my life, I offer to the L..

동행 2025.04.25

프란치스코 교황의 하늘(2025년 4월 23일)

4월 21일 지상에는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랑만큼 큰 싱크홀...그분은 마침내 짐을 벗으셨지만 지상의 인간들은 부모가 있는 자조차 고아가 되었습니다. 로마 시각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한국 시각으로오후 2시 35분, 빈자와 약자들의 아버지 프란치스코는'하느님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천주교도가 아니니 아무도 잃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어제 서울엔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밤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칭찬하며 위로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대는 최선을 다했다. 인류를 어리석음에서 구하지 못했다고 슬퍼하지 말라, 그 일은 하느님도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듯했습..

동행 2025.04.23

유튜브 '쇼츠' 세상, '찰나'의 각성 (2025년 4월 21일)

제가 어렸을 때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말을 하곤 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큰 열매를 거둘 수있으니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라는 뜻이었지요. 오늘날 세계인들은 '1분 영상'만 하루에 700억 회를 본다고합니다. '1분 영상'이라는 '티끌'이 모여 만들 '태산'은 무엇일까요? 유튜브가 만들어진 지 20년, 유튜브는 세계를 점령했고유튜버는 아이들의 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 현상의가장 뚜렷한 보기입니다. '1분'에 빠진 사람들이 인공지능 로봇의 지배를 받는 세상... 가까운 미래입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인류의 각성을불러올지 모릅니다. 불교에서 '찰나'는 '75분의 1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인데, 찰나의 흐름 속에서 세상은 끝없이 변화하며, 인간은 그..

동행 2025.04.21

'연고대 졸업'과 '대학교 졸업' (2025년 4월 19일)

요즘 우리 아파트에선 동별 대표를 뽑고 있습니다.후보가 여럿이면 투표해서 뽑지만, 후보가 한 사람뿐이면주민들에게 찬성/반대를 물어, 찬성이 반을 넘으면 대표로 확정됩니다. 게시판에 붙은 동별 후보 공고를 보다가 '쯧!' 혀를 차고 말았습니다. 각 후보자가 거주하는 동과 호수, 성명, 생년월일 등이 나와 있는데, 혀를 차게 만든 건 마지막 '주요 경력 (학력)' 란이었습니다. 어떤 후보의 칸에는 '고려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여 있고 다른 두 후보의 칸에는 '연세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여 있는가 하면, 그냥 '대학교 졸업'이라고 쓰인 칸들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동 대표 후보를 알리는 데 왜 대학 학력과 대학 이름을 써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이 중요하다면 왜 세 사람은 연세대, 고려대 졸..

동행 2025.04.19

'6시 내 고향'과 신안 천일염 (2025년 4월 16일)

100세에 돌아가신 어머님은 한국방송 (KBS)의 '6시 내 고향'을 빼지 않고 보셨습니다. 이제그 방송은 우리 가족이 저녁 식사할 때 보는단골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서울에 갇혀 사는 사람으로서 서울 밖 세상을보고 싶어서입니다. 요즘 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곳들 중하나는 전라남도 신안입니다. 엊그제는 신안천일염이 얼마나 좋고 몸에 유익한가를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 기분이 좋지않았습니다. 약 일 주일 전 미국이 신안 태평염전 천일염의 수입을 금지한 게 떠올라서입니다. 태평염전은 신안의 대표적 염전입니다. 미국의 수입 금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무소불위식 무역이나 관세정책과는 상관없는 일로, 한국 단체와 기관이 신안 염전에서 일어나는 강제..

동행 2025.04.16

프리지어와 해바라기 (2025년 4월 14일)

며칠 전 노란 프리지어 꽃다발을 선물 받았습니다.한참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하고 시들었는데시든 꽃도 아름다워 꽃 없는 나뭇가지에 달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또 꽃다발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해바라기입니다. 해바라기 여덟 송이가 들어오니온 집안이 환해집니다. 요 며칠 떠나지 않는미열로 흐릿하던 머릿속이 환해지는 것 같습니다. 두 꽃다발에는 저를 기쁘게 한다는 공통점 말고좀 놀랍고도 슬픈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길에 버려졌다는 것입니다.  두 다발 모두 꽃집에서 정성껏 포장한 것이고꽃들 또한 싱싱하니 꽃집에서 버렸을 리는 없습니다.꽃다발을 주워 온 가족에게 들으니, 프리지어 다발은 헌 옷 수거함 위에 있었고, 해바라기 다발은 쓰레기 모아둔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어여쁜꽃들이 왜 버려졌을까요? ..

동행 2025.04.14

강남보다 우리 동네! (2025년 4월 10일)

늘 '적당히 가난해서 다행이다, 아이처럼 세상 물정을 모르는데도 굶지 않고 사니 나날이 기적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사는데, 오늘 읽은기사 하나는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운이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집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공기의 질이 나쁘다는기사입니다. 전에 살던 동네에 이사 갔던 것도공기 때문이었는데, 그곳을 떠난 것도 공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에 문을 열면 밀려들던 숲 냄새가 언제부턴가 배기가스 냄새로 바뀌니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 사는 동네를 알게 되어이사온 지 19년이 되어갑니다. 여기서는 아침저녁으로 숲 냄새를 맡으니 살 것 같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값이 다 오를 때도 이 아파트의값은 오르지 않아 이웃들의 원성이 자자했는데, 아래 기사를 보면 이웃들의 마음도 좀 편해질..

동행 2025.04.10

노년일기 254: 층계참에서 (2025년 4월 8일)

타이레놀을 먹어도 열이 내려가지 않았습니다.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신을 구속 당한 듯꼼짝 못 하고 누워 보냈습니다. (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과로라고 할 만한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러는 거지? 남의 몸 같은 제 몸을 관찰 또 관찰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노화는 계단식으로 진행된다는 말을생각했습니다. 평평한 듯한 길을 걷다가 갑자기나타나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는 것, 그게노화의 과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 계단에서 넘어져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가느다란 난간을붙잡고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위태로운 계단을 몇 개 내려가고 나면 다시 평평한 길이 나오지만,살 만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계단이 나타납니다.  두꺼운 계단 두어 개를 내려가 층계참에 이른..

나의 이야기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