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972

낙태 천국 (2010년 2월 23일)

우리나라는 출산율 1.19로 세계에서 제일 심각한 저출산국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령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 다닐 연령대인 학령인구가 최근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2000년 7퍼센트 정도였던 전체인구 대비 65세 인구 비율은 2022년쯤엔 배가될 거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2305년쯤이면 남녀 합해 5만 명 정도의 작은 나라가 될 거라는 예측입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는 낙태 천국입니다. 임신중절로 희생되는 아기가 하루에 1,000명이나 되어 낙태되는 아기의 수가 태어나는 아기의 4~5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낙태를 금지하여 출산율을 높이자거나, 낙태를 시행하는 의사들을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접..

나의 이야기 2010.02.23

어머님, 부디 평안하소서.

점심 약속 하루 전날 친구가 핸드폰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일 약속 미뤄주세요. 엄마 먼 길 배웅한 뒤로..." 알 수 없는 찬 기운이 온 몸을 세로로 관통했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가 감기에 걸리셨다고, "감기조차 꿋꿋하게 이겨내지 못해 산소호흡기를 코에 끼운 엄마를 보고 돌아와 심란"하다고 이메일에 써 보냈던 친구입니다. 문자를 보자마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쩌나 하는 예의바른 망설임은 젖혀두었습니다. 울먹이느라 말을 잇기 힘든 상황에서도 친구는 어머님 모신 병원을 말해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디 모셨는지 알면 감기 중인 제가 먼 곳까지 걸음을 할 테니 알려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사람의 크기는 위기에서 드러난다더니 그 말이 참말이었습니다. 잘 건너지 않는 한강을 건너 어..

나의 이야기 2010.02.10

행동하는 양심

1월의 마지막 주와 2월 초입에 들려온 슬픈 소식 두 가지. 소식의 주인공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미국 역사학자 하워드 진 (Howard Zinn)입니다. '행동하는 양심'을 주창하고 그렇게 불린 분들입니다. 태어나 산 곳도 직업도 달랐지만 지향점은 같았던 두 분입니다. 하워드 진은 1월 27일 타계했고, 2월 2일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소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두 가지가 다 애석한 일이지만 제겐 화재 사건이 더 큰 슬픔을 일으킵니다. 같은 한국인인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분의 생전과 사후, 그분이 견뎌야 했고 여전히 견디고 있는 폭력적 무례 때문입니다. 현충원 측은 현장에서 삼백 미터 가량 떨어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과 무명용사 위령탑 부근에서 김 전 대통령을 친공산주의..

나의 이야기 2010.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