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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을 찬미함 (2010년 4월 4일)

보던 신문을 덮고 산책에 나섭니다. 아침 고요를 깨는 목소리, 적당히 나이든 사람 하나가 길 복판에서 아이를 상대로 떠들고 있습니다. 신문이 시끄러워 길로 나섰는데... 사람처럼 시끄러운 존재가 또 있을까,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는데 싸늘한 바람이 휘익 불어옵니다. "야, 추우니까, 들어가 있자!" 말을 멈춘 사람이 반대편에 서있던 아반테의 운전석 문을 엽니다. 아차! 저는 못하고 저 사람이 할 줄 아는 게 어디 운전 한 가지 뿐일까요? 세상 사람 모두 제가 모르는 것을 한 가지씩은 알고 제가 못하는 것을 한 가지씩은 할 텐데... 깜빡 잊었던 겁니다. 저의 무지와 불능과 부족을 시시각각 기억하며 스스로 교만해지는 걸 막고 타인에 대한 존경을 유지해야 하는데... 갈 길이 멀었습니다. 아반테 옆을 ..

나의 이야기 2010.04.04

마지막 칼럼 (2010년 3월 31일)

자유칼럼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꼭 삼년 만에 하직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시사(時事)를 떠나 살고 싶다는 것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신문을 열심히 챙겨 보느라 피로했던 눈과 마음에 시사 너머를 볼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2007년 3월부터 지금까지 저와 ‘동행’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작년 10월 28일자 한국일보의 ‘김흥숙 칼럼’에 실렸던 글, ‘칼럼이라는 것’으로 인사에 대신합니다. 자유칼럼 역사상 다른 매체에 실렸던 글을 다시 전재하기는 처음입니다. 이 글의 재전재를 허락해주신 자유칼럼 공동대표님들과 한국일보에 감사합니다. * * * * 오랜만에 뵈었으나 여전하시어 기뻤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골프를 치시고 일주일에 두 번씩 산에 오르신다니 꾸준한 운동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자유칼럼 201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