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나무는 제 스승인데 그 중에서도 대나무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굵기가 정해진 채 태어난다는 것이 잔인하게도 느껴지지만 대나무는 그런 것에 마음 쓰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늘 속을 비우고 살아서일까요? 언젠가 가본 전남 담양 소쇄원의 대나무가 영 지워지지 않아 쓴 시가 지난달에 낸 책 에 실려 있습니다. 소쇄원 대나무들 소쇄원 마당은 가난한 집 아욱죽 손님 하나 올 때마다 물 한 그릇 더 부어 젓고 또 젓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굵어지지 못하는 대나무들 아무리 안 먹어도 가늘어지지 못하는 대나무들 생긴 대로 사는 거야 쇄 쇄 쇄 말 섞다 살 부비다 아욱죽 젓는 저 다리 다리 ----------------------------------------------------- 그런데 그 담양의 대나무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