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2010년 12월 24일) 겨울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무례하고 거친 사람들이 추위 앞에 겸손해지고 눈길에서 쩔쩔매는 모양이 성공한 복수처럼 기분을 좋게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살 만한 사람들이 방에 불을 때고 옷을 껴입고 견디는 추위가 어떤 사람들에겐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적과 같겠구나, 추위.. 나의 이야기 2010.12.24
동지 팥죽 (2010년 12월 23일) 팥죽을 먹으러 간 어머니 댁에서 저를 걱정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축은 없고 빚만 있으니 어떻게 먹고 살 거냐는 겁니다. 저에 대한 걱정이 저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답답한 마음이 들어 웃고말았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는데 왜 내 걱정을 하는 걸까... 저를 걱정하.. 나의 이야기 2010.12.23
결혼 (2010년 12월 21일)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마음이 되고 하나의 길이 되어 함께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이 약속의 자리에 오셔서 새로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도록 축복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받은 청첩장 중에서 따온 말입니다. 세상은 시끄러워도 예식장마다 인파로 북적입니다. 해가 바.. 나의 이야기 2010.12.21
눈길 (2010년 12월 15일) 오늘 아침 서울 기온이 영하 11도, 내일 아침엔 영하 12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남녘에 눈이 내려 쌓일 거라는 예보를 들으니 작년 겨울 눈 쌓인 학교 운동장에서 떼굴떼굴 구르던 생각이 납니다. 한참을 구르다 자연히 멈추었는데, 눈밭이 어찌나 편한지 안방에서처럼 누워 얼굴에 떨어지는 눈을 맞.. 나의 이야기 2010.12.15
우리들의 추기경 (2010년 12월 14일) 천주교 원로 사제들이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사업 발언을 비판하며 용퇴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한국일보에 따르면, 공동체적 교단 질서가 중시되는 천주교에서 사제들이 교계 수장의 용퇴를 요구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합니다. 천주교 원로 사제 20여명은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나의 이야기 2010.12.14
건강 진단 (2010년 12월 9일)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정기 건강검진이 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짝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짝수 해에, 홀수 해에 태어난 사람은 홀수 해에 건강진단을 받으라고 합니다. 전에도 올해에도 받지 않았더니 가족들이 채근을 합니다. 하는 수 없이 지난 밤부터 금식한 후 .. 나의 이야기 2010.12.09
자로의 고통 (2010년 12월 7일) 선배 한 분 후배 한 분을 만나 점심을 먹고 찬 바람 속을 걷다 집으로 향했습니다. 갑작스런 추위에 지친 어둠이 저보다 먼저 와 골목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둠을 가르며 조금 전 나눈 얘기들을 떠올렸습니다.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오늘 이 불확실한 삶도 언젠가는 확.. 나의 이야기 2010.12.07
강호동의 '완판' (2010년 12월 6일) 스포츠한국 인터넷판에서 방송인 강호동 씨가 '완판남'으로 떠올랐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가 진행하는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MBC의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SBS의 '놀라운 대회 스타킹' '강심장' 등이 모두 광고 완전 판매(완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겁니다. 70분짜리 예능 프로그램을 할 때 광.. 나의 이야기 2010.12.06
유자차를 담는 이유 (2010년 11월 30일) 남해의 양 이장님이 유자 한 상자를 보내주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운 것이라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맨들거리진 않지만 향기는 징기스칸의 군대처럼 강력합니다. 거실이고 방이고 금세 유자 향기에 점령당하고 맙니다. 연평도가 포격당한 후 마음은 뿌리를 잃은 풀이 되어 한시도 가만히 있지 .. 나의 이야기 2010.11.30
연평도 포격 대응 의문점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2명의 장병이 숨지고 10여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서해에서 일어난 북한의 도발은 처음이 아니지만 민간인들이 사는 지역에까지 포를 발사한 것은 6.25전쟁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햇볕정책으로 이완되었던 남북한 관계가 이 정부 들어 긴장일로를 걷.. 나의 이야기 201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