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비열한 장군, 비겁한 검찰 (2010년 10월 17일)

divicom 2010. 10. 17. 09:11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1,672억원 가운데 300만원을 최근 검찰에 납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추징금 규모에 비해 극히 미미한 액수인데,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추징 시효를 연장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11일 대리
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집행과에 300만원을 냈다. 납부경위에 대해선 '대구지역 강연
으로 소득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반란 수괴 혐의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전씨가 지금까지 낸 추징금은 533억원에 불과하다.

검찰 주변에선 '전씨와 검찰 간에 "추징 시효 연장"에 대한 공통의 이해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
이 나온다. 검찰로선 전직 대통령에 대해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가는 난처함을 피할 수 있고, 전씨 역시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3년인 추징 시효는 추징금의 일부라도 납부할 경우 그 시점부터 다시 3년간 연장된다. 하지만 추징금 납부실적 없이 시효를 넘겨버리면 이후에는 강제 추징이 불가능해져, 통상 검찰은 시효가 끝나기 전에 재산압류
등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2008년 6월 은행 채권 추심
을 통해 4만7,000원의 추징금을 마지막으로 냈던 전씨의 추징 시효는 애초 내년 6월이었으나, 이번 납부로 2013년 10월로 연장됐다. 검찰 관계자는 '시효가 완성돼 아예 징수가 불가능해지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고, 정의에도 어긋나지 않겠느냐'며 '전 전 대통령에게 자진납부를 계속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10월 15일자에서 인용.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참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징금을 내야 하는데 내지 않으면 강제 추징을 하면 되는데, 왜 강제 추징을 하지 않고 범법자와 합의하여 법을 우롱하는 걸까요? 이런 사람이 장군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나라, 이런 비열한 대통령이 '망신'을 당하지 않게 배려하는 비겁한 검찰의 나라, 참으로 수치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