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선글라스(2014년 7월 20일)

divicom 2014. 7. 20. 10:24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 95.1MHz)'에서는 '색안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테너 박인수 씨가 부르는 '박연폭포'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방송된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색안경'을 옮겨둡니다.


색안경

 

마음이 어지러울 땐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지만

오래된 인연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색안경을 무기 삼아 햇빛 쨍쨍한 거리로 나섰습니다.

밥 먹고 차 마시고 함께 웃고 울다 보니

오랜 친구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또 나갈 일이 생겼습니다.

햇볕은 그새 더 밝고 뜨거워졌는데

며칠 전 들고 나갔던 가방 속엔 색안경이 없고

안경집만 있었습니다.

 

색안경을 잃어버린 지 보름이 되어갑니다.

가끔 안경 덕에 올려다보던 눈부신 하늘이 생각납니다.

새 안경을 사라고들 하지만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인연은 소중한 것,

헤어졌다고 금방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게로 마음을 옮기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요.

 

안경과 저의 인연은 끝났지만

누군가와 다시 반가운 인연을 맺길 바랍니다.

마음이 맑고 단단한 사람을 만나

어리석은 이별 같은 건 하지 말고

눈부신 하늘, 오래오래 함께 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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