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Goodbye Blue Sky(2014년 7월 27일)

divicom 2014. 7. 27. 09:10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 95.1MHz)'에서는 비 오늘 날의 노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 Pink Floyd의 

'Goodbye Blue Sky'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을 맞고 떨어진 

말레이시아 항공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자 지구... 

'Goodbye Blue Sky'는 전쟁의 검은 연기로 지워지는 파란 하늘을 노래하는 반전 가요입니다. 꼭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노점' 얘기를 옮겨둡니다.

 

 

노점

 

가물었던 도시에 비가 내리니

살 것 같았습니다.

 

비에 씻긴 초록 잎들은 푸르게 반짝이고

거리의 땟물이 흘러내려 아스팔트의 검은 얼굴이

말갛게 빛났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비가 여름에 찾아온 가을바람 같아

눈 만난 강아지처럼 즐겁게 집을 벗어났습니다.

 

비 냄새 향기롭고 먼지 없어 좋은 길...

나무도 풀도 그대로인데 자꾸 남의 동네 같았습니다.

왜 그럴까... 걸으면 걸을수록 머릿속 물음표가 커졌습니다.

 

같은 길을 세 바퀴나 돌고나서 깨달았습니다.

노점들이 사라졌군요.

신문 한 장에 상추와 깻잎을 펼쳐 놓고 파시던 할머니,

멸치상자 두어 개를 놓고 빙빙 도시던 할아버지,

투명 사각 통에 온갖 김치를 담아 놓고 팔던 아주머니...

모두 다 비 뒤로 숨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어둑한 방에 누워 쌓인 피로와 싸우고 계신 건 아닐까요?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고 어딘가에 모여 앉아

놀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야, 반가운 비야, 그래도 한곳에 너무 오래 오진 말아라.

노점이 없는 곳엔 오고 노점 있는 곳엔 오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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