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엄마와 어머니(2014년 8월 3일)

divicom 2014. 8. 3. 11:06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엄마'와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고, '들국화'의 노래 '우리',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엄마는 누구나 태어나 처음 부르는 이름입니다. 엄마는 우리를 성장시키는 사람이지만 우리를 성숙하게 하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예전엔 젊어도 '어머니'인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나이들어도 '엄마'에 머무는 사람이 많습니다. '엄마'에서 '어머니'로 익어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아래는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엄마와 어머니'입니다.



엄마와 어머니 


더위 피해 찾아간 카페가 초등학생 어머니들로 시끄럽습니다.

반에서 일등 하는 아이는 어떤 학원에 다니고,

전교에서 일등 하는 아이는 어떤 학원에 다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학원 얘기입니다.

삼십대 후반에서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네 명의 여인,

볼륨을 최대한 높인 스피커들 같습니다.

 

이윽고 아이들이 뛰어 들어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은 얼굴도 목소리도 엄마를 닮았습니다.

엄마들은 이구동성으로 시간이 없다며, 얼른 뭐 하나씩 먹고 가라고

아이들을 재촉합니다.

아이들이 우루루 주문대에 몰려 가 샌드위치의 이름을 외칩니다.

카페는 금세 분식센터가 되고 책 읽던 사람들은 모두 책을 덮습니다.

 

아이들이 왁자지껄 샌드위치를 먹는 사이에도

네 엄마의 스피커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마침내 아이들과 엄마들이 떠난 자리...

쥐와 고양이가 헤쳐 놓은 쓰레기통처럼 어지럽고

탄식인지 안도인지 한숨 소리만 들려옵니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지만

지금 이 나라엔 생물학적 엄마들뿐 어머니가 드뭅니다.

저 엄마들도 언젠가는 어머니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