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아, 미안해! (2009년 10월 30일) 요즘 자꾸 네 생각이 나. ‘성적은 땅값 순’이라는 기사를 보았을 때도, 현직 법관 중에 외국어고등학교 출신이 급증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도. 낙엽 떨어지는 송죽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게 벌써 몇 해 전이지? 외국어고등학교와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한 쌍둥이 아들들의 안부를 물었더.. 자유칼럼 2009.12.29
조두순의 나라 (2009년 10월 12일) 한국은 우리나라가 아닙니다. 여덟 살에 성폭행을 당해 여덟 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도 회복 불가능한 몸을 갖게 된 나영이의 나라도 아니고, 네 살부터 친아버지와 오빠에게 2년 가까이 성폭행을 당한 지혜의 나라도 아닙니다. 등굣길의 어린이를 강간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아이의 장.. 자유칼럼 2009.12.29
여자의 종류 (2009년 9월 24일) 지난 주말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는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 기금 마련 바자회가 열렸습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하얀 차양을 치고 열심히 호객하는 자원봉사자들 덕에 표고니 갓김치니, 몇 가지 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23년이나 된 명문학교의 캠퍼스도 아름답고 푸른 .. 자유칼럼 2009.12.29
하토야마와 오바마 (2009년 9월 4일) 지금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 사라진 먼 훗날, 2008년과 2009년은 매우 의미 있는 세계사적 변화들이 이루어진 시기로 기억될 겁니다. 경제위기로 인해 소위 자유 시장경제와 세계화(Globalism)에 대한 반성이 일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선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고. 일.. 자유칼럼 2009.12.29
나의 어머니 (2009년 8월 21일) 올 들어 귀뚜라미 소리를 처음 들은 건 8월 17일 새벽입니다. 여름이 가는구나 가을이 오는구나, 진부한 깨달음인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멀리 순환도로 위엔 여전히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차의 번호와 운전자는 달라도 풍경은 1년 전, 2년 전과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자유칼럼 2009.12.29
책 읽는 사람들 (2009년 8월 7일)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기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했다는 얘길 들으니 올해 첫날 신문에서 본 ‘부시는 독서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생각납니다. 칼 로브(Karl Rove) 전 백악관 부실장의 말을 인용한 그 기사에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6년에 95권, 2007년에 51권, .. 자유칼럼 2009.12.29
안익태와 여운형 (2009년 7월 24일) 7월 21일 오전, 국립현충원 국가유공자 제2묘역 7호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유택에 스페인에서 별세한 부인 마리아 돌로레스 탈라베라(로리타 안) 여사의 유해가 합장되었습니다. 간간이 부는 바람이 하얀 차일 아래 검은 옷을 입은 참석자들의 땀을 씻어주었습니다. 여사가 돌아가.. 자유칼럼 2009.12.29
결혼식 하객 노릇 (2009년 7월 10일) 주말이 다가오면 결혼식 하객 노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같은 날 여러 곳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하려면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려니와 막힌 길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얼른 혼주와 눈을 맞춘 후 축의금을 내고 다음 예식장으로 가야 하는데 길게 늘어선 축.. 자유칼럼 2009.12.29
내 이름, 남의 이름 (2009년 6월 26일) 제가 처음으로 일간지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한 건 2003년입니다. 그해 3월 5일자 코리아타임스에 실린 첫 칼럼의 제목은 ‘Who Am I(나는 누구인가)?’였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글이니 저를 소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옛날엔 뭔가를 알고 싶으면 사전을 들췄.. 자유칼럼 2009.12.29
사자(死者) 마케팅 (2009년 6월 12일) 작년 여름 개봉한 영화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는 북미에서만 5억 달러,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소위 슈퍼히어로 영화인 “배트맨 (Batman)” 시리즈의 하나로 전작들의 인기 덕을 보기도 했지만, 악역을 맡았던 배우 히스 레저 (Heath Ledger)의 갑작스런 사.. 자유칼럼 2009.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