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원순 (2011년 9월 7일) 오랜만에 신문 1면에서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안철수 씨와 박원순 씨의 얼굴. '씨'자를 빼고 '철수'와 '원순'이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것 같은 무구(無垢)한 얼굴. 아직 이 나라와 세상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건 바로 저런 얼굴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철수'와 '원순' 아름다운 두 거울에 .. 동행 2011.09.07
이희호 선생 (2011년 8월 20일) 저는 '동행'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 특히 많은 사람과 만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함께 가는 것'은 좋아합니다. 나란히 걷는 것도 좋지만 각기 홀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길을 걸어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2007년 3월 자유칼럼에 칼럼을 쓰기 시.. 동행 2011.08.20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원자폭탄 30개 해당 (2011년 8월 12일) 오늘 저녁 뉴스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독려를 위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아름답지 않은 얼굴이 여럿 나왔습니다. 그런 얼굴들을 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건 SBS 8시뉴스에 나온 일본 도쿄대의 방사성동위원소센터 소장 고다마 다쓰히코(兒玉龍彦) 교수처럼 용기있는.. 동행 2011.08.12
늙은 고아의 편지 (2011년 7월 24일) 최근 어머님을 잃어 고아가 된 친구가 조문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전자메일이라고는 하지만 거기에 담긴 마음은 한지에 붓으로 그린 마음과 다를 바 없어 읽는 이를 뭉클하게 합니다. 그의 승락을 받진 않았지만 각계각층 여러 사람에게 보낸 이메일이니 공개해도 좋을 것 같아 .. 동행 2011.07.24
공자 후손 소방대원 (2011년 7월 6일) 주한 대만대표부에서 보내준 이메일에 공자의 75대손인 콩샹웨이(孔祥韡, 30)가 애인을 따라 소방대원이 되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그의 애인이었다가 한 달 전 아내가 된 허이룬(何宜綸, 29)과 함께 대만 신베이(新北)시 소방국 신고접수센터에서 근무한다고 합니다. 공자의 후손들은 대개 문과.. 동행 2011.07.06
내 친구 목계선 (2011년 7월 3일) 계선과 저는 대학 1학년 교양과정에서 만났습니다. 보이는 키는 저보다 겨우 2센티미터 크지만 보이지 않는 키는 훨씬 더 크다는 느낌을 받았었지요. 지상으로 드러난 키는 작아도 지하로 뻗은 뿌리가 커 웬만한 비바람엔 꿈쩍도 않는 그런 나무 같았습니다. 반독재 바람이 거세던 1970년대 초, 그 불행.. 동행 2011.07.03
5.18의 아버지 (2011년 5월 17일) 오늘 아침 한국일보에서 조선대 토목학과 임병대 명예교수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스물한 살이었던 아들 균수씨를 잃고 지금껏 아들이 다녔던 학교에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원광대 한의대 본과 2학년이던 균수씨는 광주에 사는 가족들을 만나러 갔.. 동행 2011.05.17
장하준 현상 (2011년 2월 20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한국에서 출판된 지 3개월 만에 40만부나 팔렸다고 합니다. 그 전에 출간했던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에 이어 또 한 권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장하준 현상'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이.. 동행 2011.02.21
서울 간호사, 지방 간호사 (2011년 1월 30일) 광주 조선대병원에 근무하는 이영희(47.여) 간호사가 최근 '혈압 측정용 커프(팔에 점차 압력을 가해 측정하는 혈압계)'의 탈부착 방식을 바꾼 아이디어로 특허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그런 혈압계를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기.. 동행 2011.01.30
진중권의 은유 (2011년 1월 18일) 아침 신문을 읽다가 웃음을 터뜨리기는 참 오랜만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 때마다 오래 계산하되 틀린 방책만을 내놓는 정부 덕에 건성건성 신문을 보되 화 내지 않으려 애쓰는 나날이었는데... 왜 웃었느냐고요? 미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인 진중권씨 덕택입니다. 그가 오늘자 한겨레신문 30면 '야! 한.. 동행 201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