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김용판, 윤진숙, 이범균(2014년 2월 7일)

divicom 2014. 2. 7. 10:15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에 대한 수사를 축소·은폐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경찰청장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장판사 이범균)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김 전 청장이 국정원사건 은폐를 위한 허위 보도자료를 지시한 것이 아니며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렇게 '웃기는' 판결을 한 이범균(50)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1기이며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창원지법 진주지원 부장판사, 수원지법 여주지원장 등을 지냈으며 선거 사건도 여러 번 맡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판사는 원세훈(63)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도 재판하고 있는데 2월 법원 정기 인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원 전 원장 등 5명에 대한 재판을 마무리 지을 거라고 합니다. 김용판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걸 보면 원세훈 씨에게도 비슷한 판결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국민을 우롱하고 실망시킨 이 판사, 어떻게 하다가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머리는 좋고 성실하지만 상식과 정의감이 부족한 사람일까요? 지금 우리 사회가 자꾸 악화되는 건 그런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언론과 네티즌들은 김용판 무죄 판결보다 이날 해임된 해양수산부 장관 윤진숙 씨를 놀리는데 더 열을 올리는 듯합니다. 윤 전 장관의 잘못은 한마디로 장관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장관이 된 것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장관직을 받아들인 윤 씨만큼 장관직에 어울리지 않는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데 문제가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부산여고와 부산여대를 졸업한 뒤 경희대학교에서 연안관리, 해양환경 등을 공부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강의하며 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해양수산 분야 정책과 법안 마련을 돕다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들어갔으며, 해양정책연구부장, 해양정책연구본부장을 거쳐 해양연구본부장을 지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연구원이 장관이 된 것이지요. 윤 씨가 어떻게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 들어 이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윤 씨가 자신을 잘 몰랐던 것은 분명합니다.

 

손석희 씨가 진행하는 JTBC의 저녁 9시 뉴스에 나왔을 때 보니 윤 씨는 사람이나 카메라를 대하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가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해수부 장관으로서 비난받는 만큼 공공의 적노릇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필 김용판 씨의 무죄 판결이 나온 날 해임된 윤진숙 씨, 김용판 판결의 문제점보다 윤진숙 해임에 대한 말장난에 열을 올리는 언론, 지금 웃고 있는 건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