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귀천 (2011년 7월 11일)

divicom 2011. 7. 11. 12:48

강화도 해병대 부대에서 죽은 젊은이들 때문일까요, 그들에게 총을 쏘고 자폭하려던 젊은이 때문일까요? 젊은이를 죽음으로 모는 이 나라, 이 현실이 견디기 힘들어서일까요? 자꾸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여든 넘은 어르신들이 들으면 '몰라서 그래!'하고 혀를 차실지 모르지만 저는 죽음을 '즐거운 돌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이 나이들수록 낯설다보니 이 곳은 잠시 놀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요? 

 

천상병 시인은 죽음이 '귀천(歸天),' 즉 '하늘로 돌아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인이 1993년 '귀천'하신 후에도 여전히 인사동 골목에서 찻집 '귀천'을 운영하시던 부인 문순옥 선생도 작년에 불귀의 객이 되셨습니다. 가끔 들러 선생이 담가 묵힌 모과차를 마시며 시인의 시를 읽곤 했습니다.

 

찻집 '귀천' 1호점은 문 선생의 별세 후 문을 닫았고 2호점은 선생의 조카가 운영한다고 하는데 아직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시 '귀천'을 읽으니 젖은 하늘 너머가 새삼 궁금합니다. 시는 천상병 시집

<요놈 요놈 요이쁜놈!>에서 옮겨왔습니다. 맞춤법도 말없음표도 원문 그대로입니다.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