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딸에 대해 (2026년 7월 1일)

divicom 2026. 7. 1. 11:27

7월 첫 아침 천변을 걷습니다. 나팔꽃과 무궁화가 만발한 길에

오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딸과 아들로 태어나 여자와 남자가 된

사람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딸을 낳아 기르는 일, 아들을 낳아

키우는 일은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 일일까...  

 

여자들은 저를 웃게 합니다.

여자들은 저를 울게 합니다.

여자들은 저를 한숨짓게 합니다.

여자들은 저를 화나게 합니다.

여자들은 저를 기도하게 합니다.

여자들은 자신이 신의 반열에 있음을 모릅니다.

여자들은 자신이 가장 고등한 생물임을 모릅니다.

여자들은 모두 딸입니다.

여자들은 모두 꿈입니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시 쓰고 소설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재즈 피아노를 치고

실험영화를 만들고...예술가로 태어나 예술가로 활약하다가

1955년 7월 18일 사라져버린 웰던 키스 (Weldon Kees:

1914-1955)의 시, '딸을 위해 (For My Daughter)'가 떠오릅니다.

 

딸을 위해

 

딸의 두 눈을 들여다보며 나는 읽네

새벽 살결의 순수함 아래 숨겨진 죽음의 징후

딸은 관심 두지 않는 그것들.

(중략)

피할 수 없는 전쟁의 질질 끄는 역겨운 죽음으로

푸르딩딩 가느다란 두 다리가 되거나

증오를 먹고 자라 남의 고통을 즐기게 되거나

매독 환자나 바보의 못된 아내가 될 수도 있으리.

이런 상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견딜 수 없으니

나에겐 딸이 없네. 나는 딸을 원치 않네.

  

For My Daughter

 

Looking into my daughter’s eyes I read

Beneath the innocence of morning flesh

Concealed, hintings of death she does not heed.

Coldest of winds have blown this hair, and mesh

Of seaweed snarled these miniatures of hands;

The night’s slow poison, tolerant and bland,

Has moved her blood. Parched years that I have seen

That may be hers appear: foul, lingering

Death in certain war, the slim legs green.

Or, fed on hate, she relishes the sting

Of others’ agony; perhaps the cruel

Bride of a syphilitic or a fool.

These speculations sour in the sun.

I have no daughter. I desire 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