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의 경력을 보며 짧지 않은
제 생애를 돌아봅니다. 신문기자, 통신기자,
대사관 전문위원, 방송 진행자, 칼럼니스트,
아름다운서당 교수, 시인, 에세이스트, 번역자,
출간되지 않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온 줄 알았는데 제가
한 일은 오직 하나, 글 쓰는 일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남과 있어도 홀로 있는 일,
매 순간 자신의 무지와 무식을 마주하는 일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엔 관성이 있으니
사람들의 인생 또한 관성을 보여 줍니다.
사기꾼들이 죽을 때까지 사기를 치는 식이지요.
그러니 저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글을 쓸 겁니다.
가능하면 미국 시인 엘리너 와일리 (Elinor Wylie:
1885-1928)가 노래했던 '독수리'처럼 살면서.
독수리와 두더지
악취 풍기는 무리를 막아,
오염된 떼거지를 피해,
금욕주의자 새처럼 살아,
바위 위 독수리처럼.
옹기종기 모인 무리의 온기는
증오를 낳아 키우지만;
독수리는 구름 위에 머물지
자신의 신성한 절벽 위
(중략)
얼룩진 풍경과 더러운 소리로부터
네 영혼을 지키고 싶으면,
벨벳 두더지처럼 살아:
땅 밑을 파고 들어가.
그리고 거기서 나무들의
뿌리와 돌들과 얽혀 살아,
근원엔 강물이 있고
육신을 떠난 뼈들이 있는 곳에서.
The Eagle and the Mole
Avoid the reeking herd,
Shun the polluted flock,
Live like that stoic bird,
The eagle of the rock.
The huddled warmth of crowds
Begets and fosters hate;
He keeps above the clouds
His cliff inviolate.
...
If you would keep your soul
From spotted sight or sound,
Live like the velvet mole:
Go burrow underground.
And there hold intercourse
With roots of trees and stones,
With rivers at their source,
And disembodied bones.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년일기 258: 박수의 힘 (2025년 6월 13일) (4) | 2025.06.13 |
---|---|
노년일기 256: 돈은 어디로 갔을까? (2025년 5월 29일) (3) | 2025.05.29 |
우리 큰딸 사랑한다 (2025년 5월 6일) (1) | 2025.05.06 |
5월은 천둥 번개와 함께 (2025년 5월 1일) (2) | 2025.05.01 |
노년일기 254: 층계참에서 (2025년 4월 8일) (1) | 2025.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