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바느질을 합니다. 오늘은 집에서 입는
검정 원피스에 주머니를 답니다. '걸음'을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 전화기에 유일하게 깔려 있는 앱은
'걸음 앱'인데, 전화기가 몸의 움직임을
감지해 제 걸음 수를 기록합니다.
하루의 끝, 목표 걸음 수를 채우면 전화기
화면에서 꽃가루 같은 게 쏟아지며 박수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박수 받을 일이 거의 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박수 소리를 듣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박수 소리를 들으며 결심합니다.
내일 또 걸음 수를 달성해 이 소리를 들으리라!
그런데 검정 원피스엔 주머니가 없어
전화기를 넣고 다닐 수 없으니 주머니를
다는 겁니다. 박수가 실질을 유도하는구나,
이게 바로 칭찬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어설퍼도 무언가 해낸 사람을 박수로
격려하면, 그이가 더 힘을 내어 더욱 내실을
기하게 될지 모릅니다. 우선 제 바느질 솜씨를
칭찬해야겠습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솜씨지만,
그 덕에 걸음 손해를 피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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