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258: 박수의 힘 (2025년 6월 13일)

divicom 2025. 6. 13. 10:48

가끔 바느질을 합니다. 오늘은 집에서 입는

검정 원피스에 주머니를 답니다. '걸음'을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 전화기에 유일하게 깔려 있는 앱은

'걸음 앱'인데, 전화기가 몸의 움직임을

감지해 제 걸음 수를 기록합니다.

 

하루의 끝, 목표 걸음 수를 채우면 전화기

화면에서 꽃가루 같은 게 쏟아지며 박수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박수 받을 일이 거의 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박수 소리를 듣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박수 소리를 들으며 결심합니다.

내일 또 걸음 수를 달성해 이 소리를 들으리라!

 

그런데 검정 원피스엔 주머니가 없어

전화기를 넣고 다닐 수 없으니 주머니를

다는 겁니다. 박수가 실질을 유도하는구나,

이게 바로 칭찬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어설퍼도 무언가 해낸 사람을 박수로

격려하면, 그이가 더 힘을 내어 더욱 내실을

기하게 될지 모릅니다. 우선 제 바느질 솜씨를

칭찬해야겠습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솜씨지만,

그 덕에 걸음 손해를 피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