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큰딸 사랑한다 (2025년 5월 6일)

divicom 2025. 5. 6. 12:20

아버지 안 계신 어버이날이 여덟 번... 그리곤

어머니도 아버지 계신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두 분께 어떤 선물을 드릴까 며칠 전부터 고심하던

날들이 꿈 속의 일 같습니다.

 

매일 아침 두 분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면 눈이 젖기 일쑤입니다. 어제는 편지 봉투들을

뒤적이다 어머니가 농협은행 봉투에 쓰신 '우리 큰딸

사랑한다  2022년 4月 21日'을 보고 홀로 울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 봉투에 '용돈'을 담아 주시기에

"엄마, 저는 돈보다 엄마 글이 좋아요. 몇 자 적어

주세요"하고 졸랐습니다. 쓰시지 않겠다기에 그럼

봉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자 어머니가 하는 수 없이

봉투 겉봉에 써 주신 글자입니다.

 

어머니를 뵈온 듯 기쁘면서도 슬펐습니다.

누구보다 지적인 분이지만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신

어머니는 당신의 글씨가 형편없다며 글 쓰기를

피하셨습니다. 그래도 제가 어머니께 마음 담은 카드를

드리면 "너는 참 좋겠다, 이렇게 글로 네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니" 하시며 좋아하셨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 큰딸 사랑한다'고 써 주시고

채 2년이 되지 않아 떠나가신 어머니...

엄마,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엄마를 생각하며 지미 스트레인의 노래 '엄마'를 듣고

가사를 읽습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엄마

 

손가락 두 개를 겨우 잡았던 아이의 손은 

이제 세 손가락만으로 엄마 손을 채우네

소녀의 씨앗은 소녀보다 키 큰 나무가 됐지만

철없이 푸르른 나무는 늘 미안한 마음뿐

늘 햇살처럼 따뜻한 그대여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그대여

사랑한다는 말로 부족한 그대여

숨소리만으로 날 행복하게 하네

 

잎은 여전히 푸르지만 나무는 나이가 들어

기댈 수 있었던 가지는 야위어 눈가가 젖네

늘 달빛처럼 아늑한 그대여

가장 늦게 하루를 마치는 그대여

미안하다는 말로 갚을 수 없는 삶이여

그대는 숨소리만으로도 날 행복하게 해

엄마 엄마.......

 

 

https://www.youtube.com/watch?v=PwbdzarEoNg&list=RDPwbdzarEoNg&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