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40

이기적인 아이의 기도 (2022년 5월 17일)

사랑은 참으로 묘한 것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 '이 사람이다!' 하고 빠져들게 하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늘 만나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하다 그가 떠난 후에야 사랑이었음을 아는 일도 있습니다. 셸 실버스틴(1930-1999)에 대한 저의 사랑은 뒤늦은 사랑입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존재조차 알지 못하다가 그가 떠나고 2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사랑에 빠졌으니까요. 어쩌면 그는 저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많을 것을 알고 그렇게 많은 시와 그림과 책을 남긴 것인지 모릅니다. 큰사람이 작은 사람을 위로하는 방식이지요. 그를 가까운 친구에게 소개했더니 그도 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친구가 사다준 셸의 책을 열 때는 기대와 슬픔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그의 반짝이는 위트와 그 위트가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났음을 깨닫는..

오늘의 문장 2022.05.17

<어린 왕자>를 읽는 시간 3 (2022년 4월 25일)

'사랑'은 무엇일까요? 늘 보고 싶은 것. 함께 있고 싶은 것. 자꾸 뭔가를 주고 싶은 것. 그를 위해 내 시간을 낭비하는 것. 21장의 마지막 문단에서 여우는 이렇게 말합니다. And he went back to meet the fox. "Goodbye," he said. "Goodbye," said the fox. "And now here is my secret, a very simple secret: It is only with the heart that one can see rightly;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the little prince repeated, ..

오늘의 문장 2022.04.25

사랑, 그리고 혁명 (2021년 4월 18일)

내일은 4.19혁명 기념일. 미얀마사태를 보며 1960년 4월 한국을 생각합니다. '민주주의'가 꿈이자 목표였던 그때... 우리는 마침내 꿈을 이루었을까요? 지금 우리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오랜만에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1990)의 자서전 를 펼치니, 평생 자신의 '상(喪)'을 치렀다던 프랑스 철학자의 고통이 훅 들어옵니다. 전쟁을 겪고 포로가 되고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프랑스 사상계와 정계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한 알튀세르가 지금 지속되고 있는 '미래'를 보면 무슨 말을 할까요? 그가 겪고 생각했던 무수한 일들을 기록한 자서전에서 하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쓴 부분이 눈에 들어온 건 무슨 연유일까요? 바로 어제 제 수양딸이 맛있고 비싼 커피를 파는 집..

오늘의 문장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