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40

돌아다보면 문득 (2010년 2월 1일)

오후 2시 반, 지하철 3호선 기차 안입니다. 전등이 켜있어도 어두운 건 승객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합실도 그랬지만 승객은 대부분 50세 이상입니다. 아무리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 해도 50세가 넘은 사람에겐 꿈꿀 미래보다 ‘돌아다볼’ 과거가 길고, 알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지나간 시간이 남긴 피로가 짙습니다. 마침 객차와 객차 사이의 문이 열리며 초로의 남자가 들어옵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그이가 떠나온 칸으로 옮겨 탑니다. 칸은 달라도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앉아 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모두 옆 칸 사람들을 옮겨놓은 듯합니다. 나이는 차이를 지우고 같음을 강조하는 유니폼입니다. 객차 양 끝의 ‘노약자 석’은 물론이고 가운데의 긴 의자들도 모두 노인들 차지입니다. 이제는..

자유칼럼 2010.02.01

김혜수와 유해진

경인년 첫 스타커플이 탄생했다고 인터넷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배우 김혜수 씨와 유해진 씨가 열애 중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겁니다. 1986년 십육 세의 나이에 데뷔한 이래 줄곧 주연을 맡아온 김혜수 씨, 나이는 한 살 위지만 혜수 씨보다 일 년 늦게 데뷔해 주로 '없어서는 안 될' 조연을 맡아온 유해진 씨. 두 사람을 만나게 한건 함께 출연했던 영화 “신라의 달밤”이지만 두 사람을 연인으로 만들어준 건 책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독서광이라니 공통의 화제가 오죽 많았겠습니까? 두 사람의 사랑 소식을 들으니 제일 먼저 “역시 김혜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만 보면 혜수씨 쪽이 우월해보이니까요. 한편으로는 좀 서운합니다. 제 주변 젊은 남자들에게 연애를 하려면 혜수 씨 같은 이와..

나의 이야기 2010.01.05

불륜 중인 'ㄱ'씨에게 (2007년 9월 14일)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 양균씨와 전 동국대 교수 신 정아씨가 주고 받은 “낯 뜨거운” 이메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사의 시초는 신씨가 학력을 위조하여 광주 비엔날레 예술 총감독과 동국대 교수가 되었는가, 그 과정에서 변씨가 그녀를 위해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가 관심의 초점이 된 듯 합니다. 사라진 이메일을 추적해낸 것은 그러려니 해도 수사와 상관 없는 사적인 부분을 들춰내어 언론에 공개한 검찰이나 그것을 좋아라 대서특필하는 언론의 선정주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21세기인가, 의문을 갖게 합니다. 지금 한창 불륜중인 “ㄱ”씨, 당신도 밤잠을 설치며 뉴스를 보고 있겠지요. 이미 애인과 만나는 횟수를 줄였을 수도 있고 애인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자유칼럼 2009.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