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참으로 묘한 것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 '이 사람이다!' 하고 빠져들게 하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늘 만나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하다 그가 떠난 후에야 사랑이었음을
아는 일도 있습니다.
셸 실버스틴(1930-1999)에 대한 저의 사랑은 뒤늦은 사랑입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존재조차 알지 못하다가
그가 떠나고 2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사랑에 빠졌으니까요.
어쩌면 그는 저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많을 것을 알고
그렇게 많은 시와 그림과 책을 남긴 것인지 모릅니다.
큰사람이 작은 사람을 위로하는 방식이지요.
그를 가까운 친구에게 소개했더니 그도 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친구가 사다준 셸의 책을 열 때는 기대와 슬픔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그의 반짝이는 위트와 그 위트가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났음을 깨닫는 데서 느끼는 감정이지요.
오늘 아침은 친구가 선물한 두 권의 책 중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A Light in the Attic (다락방의 불빛)>.
시의 제목은 '이기적인 아이의 기도'입니다.
Prayer of the Selfish Child
Now I lay me down to sleep,
I pray the Lord my soul to keep,
And if I die before I wake,
I pray the Lord my toys to break.
So none of the other kids can use 'em . . .
Amen.
이기적인 아이의 기도
이제 저를 잠자리에 눕히오니
주님께서 제 영혼을 지켜주소서,
제가 죽어 깨어나지 못하면
주님께서 제 장난감을 부수어
어떤 아이도 갖고 놀지 못하게 하소서 . . .
아멘.
'오늘의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워야겠다 (2022년 6월 11일) (0) | 2022.06.11 |
---|---|
유월이 오면 (2022년 5월 31일) (0) | 2022.05.31 |
대만을 배울 시간 (2022년 5월 6일) (0) | 2022.05.05 |
오월의 기도 (2022년 5월 3일) (0) | 2022.05.03 |
<어린 왕자>를 읽는 시간 3 (2022년 4월 25일) (0) | 2022.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