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2010년 4월 30일) 090 "삶이 우리를 괴롭힐 때, 사랑은 다른 물결보다 더 높은 또 하나의 물결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 죽음이 문을 두드릴 때, 그 엄청난 공허에 마주서게 하는 건 당신 눈길뿐, 당신의 빛만이 절멸에 마주서게 하고, 당신의 사랑만이 그 그림자를 막는 것이니." -- 칠레 시인 파블로 .. 오늘의 문장 2010.04.30
스키피오의 꿈 (2010년 4월 26일) 어젠 오랜만에 봄 햇살이 쏟아지는 명동을 걸었습니다. 굵은 길, 가는 길, 혈관 같은 골목마다 인파가 가득했습니다. 즐거워 보이는 얼굴, 우울해 보이는 얼굴,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 길을 잃은 듯 보이는 사람, 천국을 파는 사람, 씻지 않은 과일로 생과일 주스를 만들어 파는 사람, 바닥.. 번역서 2010.04.26
Letter to a Polish Friend (2010년 4월 24일) Dear Andrzej, how are you doing? There are a thousand possible reasons why people break their long-held silences. For me, it was the scarlet petals of Kaffir lilies. I can't tell you why, but your name just popped into my head as I was gazing upon the flowers in my small garden of pots the other day and I became compelled to write for the first time in 15 years. Some flowers w.. The Korea Times 칼럼 2010.04.24
여자와 남자 (2010년 4월 22일) "남자들은 젊은 시절에 혁명을 꿈꾸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보수화한다. 여자들은 젊을 때는 보수적이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급진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이건 노예제도 폐지운동과 여성참정권 운동 시절부터 되풀이 되어온 양상이다. 남성지배사회에서 젊은 남자는 권력을 가진.. 오늘의 문장 2010.04.22
김기협의 페리스코프 (2010년 4월 20일) "나이 예순 된 사람이 그리 크게 변할 일이 있으리라고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 누구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09년 한 해 동안 나는 놀랄 만큼 크고 깊은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고맙게 생각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에 이 변화의 곡절이 모르는 사이에 담겨.. 오늘의 문장 2010.04.20
기자들 (2010년 4월 14일)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외국 여자가 리차드 버튼이라는 외국 남자와 몇 번 결혼하고 몇 번 이혼했는가를 사람들은 안다. 신문에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화시장의 열세 살짜리 여공들이 하루 몇 시간을 노동해야 하는가를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신문에 안 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오늘의 문장 2010.04.14
부족을 찬미함 (2010년 4월 4일) 보던 신문을 덮고 산책에 나섭니다. 아침 고요를 깨는 목소리, 적당히 나이든 사람 하나가 길 복판에서 아이를 상대로 떠들고 있습니다. 신문이 시끄러워 길로 나섰는데... 사람처럼 시끄러운 존재가 또 있을까,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는데 싸늘한 바람이 휘익 불어옵니다. "야, 추우니까, 들어가 있자!" 말을 멈춘 사람이 반대편에 서있던 아반테의 운전석 문을 엽니다. 아차! 저는 못하고 저 사람이 할 줄 아는 게 어디 운전 한 가지 뿐일까요? 세상 사람 모두 제가 모르는 것을 한 가지씩은 알고 제가 못하는 것을 한 가지씩은 할 텐데... 깜빡 잊었던 겁니다. 저의 무지와 불능과 부족을 시시각각 기억하며 스스로 교만해지는 걸 막고 타인에 대한 존경을 유지해야 하는데... 갈 길이 멀었습니다. 아반테 옆을 .. 나의 이야기 2010.04.04
마지막 칼럼 (2010년 3월 31일) 자유칼럼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꼭 삼년 만에 하직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시사(時事)를 떠나 살고 싶다는 것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신문을 열심히 챙겨 보느라 피로했던 눈과 마음에 시사 너머를 볼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2007년 3월부터 지금까지 저와 ‘동행’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작년 10월 28일자 한국일보의 ‘김흥숙 칼럼’에 실렸던 글, ‘칼럼이라는 것’으로 인사에 대신합니다. 자유칼럼 역사상 다른 매체에 실렸던 글을 다시 전재하기는 처음입니다. 이 글의 재전재를 허락해주신 자유칼럼 공동대표님들과 한국일보에 감사합니다. * * * * 오랜만에 뵈었으나 여전하시어 기뻤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골프를 치시고 일주일에 두 번씩 산에 오르신다니 꾸준한 운동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자유칼럼 2010.04.01
Possession of 'Non-possession' (2010년 3월 27일) I have two potted jasmine plants at home. The bigger one is busy sprouting nail-size leaves, while the smaller one has already produced three white star-like flowers. The fragrance is not strong, but the smell of burning incense fills the entire living room. Jasmine is just like the Korean orchid in that its fragrance touches everything evenly. As I think about jasmine and orchids, I am reminded.. The Korea Times 칼럼 2010.03.29
Crime and Poverty (2010년 3월 13일) I wonder if there were times when crime made for more serious food for thought than it does now. Just when you think you have heard everything, a new, worse crime ensues. Last week, the police apprehended a 41-year-old man and his 25-year-old wife for having caused their baby's death due to neglect. They spent six to 12 hours a day at a ``PC Room," a private establishment wher.. The Korea Times 칼럼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