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길을 가는데 꼭 큰길만 가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큰길이 빠르고 편하긴 하겠지만
오솔길은 오솔길대로 흥취가 있다. 이름 모를 들꽃도 만나고 시원한 바람도 쐬고 마음 내키는대로
걸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책 읽기도 그렇다. 언론의 조명을 받고, 명사들의 추천을
받고, 아니면 광고를 많이 하는 책만 좋은 것이 아니다. 서점의 서가에 꽂혀 먼지만 쓰고 있지만
눈 밝은 이에게는 더없이 유쾌하고 유익한 읽을 거리가 없으란 법이 없다...
자라는 정원의 연못에서 키우기 힘들다고 한다. 물에 집어 넣으면 자꾸 기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라를 연못 가까이에 놔 두어 스스로 연못으로 찾아들게 하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잘 큰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다. 의무적으로 책읽기를 권하지 말고 책을 읽으면 재미도 있고
얻는 것도 있음을 보여주는 글을 읽게 하면 절로 책을 찾아 읽지 않을까..."
---김성희의 <맛있는 책읽기>에서 인용.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읽으라는 '필독서'만을 숙제처럼 읽으며 자란 사람들의 경우, 지식이 지식으로
그치는 일이 많습니다. 지식이 자기 것이 되어 행동으로 흘러 나오거나 지혜로 승화되는 대신,
아는 척을 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꽂이를 채워주시고 여러 종류의
신문을 구독하셨던 부모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책에선 저를 보는 법을 배우고, 신문에선 세상 읽는 법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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