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시민,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 공모'를 진행 중이다. 마감은 오는 30일이다. 서울시는 매년 공무원을 상대로 이런 내용의 공모를 진행해 왔지만, 학생과 시민까지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14일 누리집에 공개한 공모 안내문
그러나 천안함 사태 이후 가뜩이나 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공무원뿐 아니라 학생과 시민까지 대상을 확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유영재 사무처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평화와 화해, 통일을 위한 교육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학생들에게까지 '안보 의식'이 아닌 '남북 대결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북풍몰이'가 그토록 처참한 실패로 끝난 마당에, 아직도 서울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 6월 17일자에서 발췌 인용.
참 씁쓸한 소식입니다. 정부와 군대와 국책연구소와 대학에 수많은 안보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데,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향후 을지연습에 활용해 훈련의 내실화를 기하고자" 학생들과 시민들의 시나리오를 모집한다니요. 영화사가 전쟁 영화 시나리오를 모집할 순 있어도, 정부가 국민에게 "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서술하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혹시 공포를 조장하여 목적한 바를 이루려는 공포 선전(fear propaganda) 노력의 일환이라면 몰라도.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냉전시대와 같은 힘을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 의견이 다른 사람과 단체는 언제든 '빨갱이'로 몰아 공공의 적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천안함 사건 관련 서한을 발송했다는 이유로 극우단체들의 시달림을 받고 있는 참여연대... 슬픈 6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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