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 사람의 힘 (2010년 6월 16일)

divicom 2010. 6. 16. 08:14

이른 아침, 누군가 켜놓고 잠든 텔레비전 화면에서 붉은 유니폼의 축구 선수가 눈물을 흘립니다.

저는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선수의 눈물이 참 눈물 같아 지켜봅니다.

정대세 선수. 북한이 세계 최강의 브라질 팀을 맞아  1대 2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게 한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정대세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강호 브라질과 싸우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눈물의 진실은 경기내내 빛을 발했습니다. 시종일관 북한의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 44분엔 지윤남이 골을 넣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북한을 비난하는 사람도 정대세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던 축구팬이라면 인터넷에서 북한을 검색해볼 것입니다.

 

제가 70년대와 80년대 코리아타임스(www.koreatimes.co.kr)에서 기자 생활을 할 때,

가끔 이런 충고아닌 충고를 들었습니다. "영자신문 누가 본다고 그렇게 열심히 일해?

국문신문 번역해서 대충 넘기면 되지."

 

당시엔 저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겨우 몇 만 부 팔리던 영자신문에 제가 쓴 기사는 평생

제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인데도 나라 밖에서 기사를 보고 연락해온 독자도

있었습니다.

 

이분법적으로 말하면, 세상엔 할 일을 하는 사람들과 핑계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핑계는

구름처럼 많습니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 얼굴이 예쁘지 않아서, 미국이 아닌 한국에 태어나서,

남자가 아닌 여자로 태어나서, 나쁜 학교를 나와서..."

 

할 일 또한 무수히 많습니다. 부모가 가난해도,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어도, 나쁜 학교를 나왔어도,

할 일을 찾는 사람에겐 곳곳에 할 일이 있습니다. 오늘, 지금, 자신 앞에 놓인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 한 사람의 힘을 보여준 정대세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정대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