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니 사는 곳이 중요하고, 저처럼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의 경우엔 생활을 영위하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사는 지역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습니다. 시장이 가까우니까요. 엊그제 시장에 가니 가끔 들르던 청과물 가게의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 어디 아픈가... 40대 부부를 걱정했는데, 오늘은 열려 있었습니다. 세 개에 천 원이라 쓰인 골판지가 꽂혀 있는 상자의 파프리카를 고르며 옆에 있는 남자 주인에게 "엊그제 문 닫았지요? 왔다가 허탕 쳤어요" 하며 웃으니 "집에 일이 좀 있었어요" 심상하게 답하고는 골판지를 집어들었습니다. '3개 1,000원'이라 쓰인 것을 쓱쓱 지우며 "지금부터 파프리카 다섯 개 천 원!' 소리치더니 골판지에도 '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