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844

선과 악, 모두 진화한다 (2022년 3월 26일)

세상의 선(善)은 진화하고 악(惡)은 진화하지 않았으면, 선인의 수는 늘고 악인의 수는 늘지 않았으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나은 곳이 되었을까... 이것은 소용없는 혹은 어리석은 가정입니다. 역사는 이미 선과 악이 함께 진화했음을 증명하니까요. 그래도 아직은 선인이 악인보다 많을 겁니다. 악이 선보다 수적으로, 혹은 양적으로 적다 보니 악이 더 큰 글씨로 기록되는 것이겠지요. 사유와 성찰 전쟁으로 병든 문명 원익선 교무·원광대 평화연구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인류가 축적한 전쟁의 비열함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먼저 역사상 가장 긴 체제였던 왕권국가들이 취했던 약육강식의 전쟁이다.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민주국가로 전환되었음에도 그 악습이 유전되고 있다. 국가의 민주주의는 있지만 여전히 세계의 ..

오늘의 문장 2022.03.26

안중근 의사의 가족 사진과 유묵 (2022년 3월 24일)

안중근 (安重根: 1879-1910). 듣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이름.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는 데 앞장선 일본제국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伊藤博文: 1841-1909)를 1909년 10월 26일 아침 러시아제국 하얼빈 역에서 사살한 대한의용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과 유묵, 리움미술관 기술로 보존처리 안 의사 순국 112주기 맞아 삼성문화재단,보존처리지원 내년 3월 작업 마치고 인계 사회공원 사업의 일환 안중근 의사의 가족 사진. 부인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의 모습이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 [사진 한국화랑협회] 1910년 안중근(1879~1910)의사는 목숨을 건 하얼빈 의거를 앞두고 동지 정대호에게 부탁해 부인과 두 아들..

오늘의 문장 2022.03.24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2022년 3월 21일)

오늘은 춘분,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절기입니다. 내일부터는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집니다. 어둠이 짧아지니 잠은 줄이고 활동은 늘여야겠습니다. 활동 중에서 제일 즐거운 일은 재미있는 책을 읽는 일. 요즘 읽은 셸 실버스틴 (Shel Silverstein: 1930-1999)의 재미난 시 한 편 옮겨둡니다. 실버스틴은 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My Rules If you want to marry me, here’s what you’ll have to do; You must learn how to make a perfect chicken-dumpling stew. And you must sew my holey socks, And soothe my troubled mind, And deve..

오늘의 문장 2022.03.21

노년일기 109: 노인과 아이 (2022년 2월 23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들이 아기 낳을 곳을 찾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다가 보건소에서 낳거나 119 구급차에서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접하니 참 기가 막힙니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 큰일이라면서, 출산율이 낮아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면서 용감하게 임신한 사람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요? 이 소식을 들으니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떠올라 대충 번역해 옮겨둡니다. 소네트 2: When forty winters shall besiege thy brow, And dig deep trenches in thy beauty’s field, Thy youth’s proud livery, so gazed on now, Will be a tatter’d weed, of small worth held..

오늘의 문장 2022.02.23

세계는 하나의 문장 (2022년 1월 24일)

낭비 많은 1월이 저물어 갑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는 세계에서의 나날이 정신과 육체를 힘들게 하여 에너지의 낭비를 초래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시몬느 베이유: Simone Weil: 1909-1943)의 말이 떠오릅니다. 환상이 아닌 실재적 앎을 알기 위해서 정신과 육체를 소진시켜 마침내 세계라는 문장의 의미를 알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죽음! "세계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한 文章이다. 우리들은 애써 가며 그 의미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 노고에는 언제나 肉體도 참여한다. 외국어의 알파벳을 배울 때처럼. 이 알파벳은 글자를 많이 써보면서 익혀야 한다. 이러한 노고가 없다면 단순히 사고의 방법을 아무리 바꾸더라도 幻像에 지나지 ..

오늘의 문장 2022.01.24

'작심삼일'이라도 (2022년 1월 3일)

'호랑이해 (임인년: 壬寅年)'가 시작되고 3일 째입니다. 뼈만 남은 나무들 사이로 검은 무늬 호랑이들이 사람의 세상을 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저 시선에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바야흐로 '결심'의 계절입니다. 결심의 결과가 어찌 되든 결심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적어도 결심의 순간만은 그 일을 하리라 혹은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는 것이고, 마음을 먹는 것은 행위의 첫 걸음이니까요. 결심은 늘 '작심삼일'을 수반하지만 '작심 (作心)'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좋겠지요. 작심이 3일로 끝난다 해도 그 3일은 또 다른 3일로 이어지니까요. 우리말 산책 작심삼일, 새해에는 그거라도 많이 합시다 엄민용 기자 2022년 새해가 시작됐다. 다들 한두 가지 새해 결심을 했을 듯싶다. 누구는 ‘작심..

오늘의 문장 2022.01.03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2021년 12월 27일)

코로나19와 그것이 수반한 무수한 고통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NASA (미국 항공우주국)가 개발한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지난 25일 (현지 시각) 발사되었습니다. 이로써 2021년은 제임스 웹 발사 성공의 해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암초는 많고 방해 또한 끊이지 않지만 인류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동료 인간들로 인한 실망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인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거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135억년 전 우주 기원 밝힐 '제임스 웹 망원경' 발사 성공 인류의 '타임머신' 성탄절에 우주로 허블망원경보다 100배 높은 해상도 적외선으로 더 먼 곳까지 탐지 가능 빅뱅 후 초기 별·외계행성 관측 임무 美·유럽·加우주국 1996년부터 시작 수명 10년...

오늘의 문장 2021.12.27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2021년 12월 24일)

예수는 12월 25일에 태어나지 않았고 12월 25일이 아닌 다른 날이 크리스마스인 나라도 여럿이고 내일 한국의 크리스마스 아침엔 기온이 영하 14도로 곤두박질칠 거라 하지만,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그분의 이름이 무엇이든, 그분의 생일이 언제든 인간 정신의 정화를 보여주신 그분의 오래 전 도착을 축하하며, 그분을 흉내 내려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우리말 산책 예수는 12월25일 태어나지 않았다 엄민용 기자 25일은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Christ)에 가톨릭 예배의식을 뜻하는 말(mass)이 더해져 만들어졌다. 이를 X-MAS라고 쓰기도 하는데, 이때의 X는 그리스도를 뜻하는 그리스어 크리스토스(XPIΣTOΣ)의 첫 글자다. 크리스마스는 노엘(프랑스..

오늘의 문장 2021.12.24

시민의 반항 (2021년 12월 16일)

정부가 '백신'과 '백신 패스'로 시민들을 지배하려 드는 것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시민의 반항'이 떠오릅니다. 반항할 힘이 없는 시민들조차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을 읽을 힘은 있기를 바랍니다. 말없음표는 문장의 생략을 뜻합니다. "'최소한으로 통치하는 정부가 최선의 정부'라는 주장을 나는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이러한 주장의 보다 신속하고 보다 체계적인 실현을 보고 싶다... 정부란 사람들이 서로 기꺼이 홀로 있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채택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방편의 역할을 가장 잘 할 때, 정부는 피통치자들을 가장 잘 홀로 있게 한다..." -- , 범우신서 ----------------------------------------------------- 저는 누군가를 이롭게 할 능력이 없..

오늘의 문장 2021.12.16

전두환들이 모두 죽기 전에 (2021년 12월 7일)

제가 사는 건물엔 열아홉 가구가 사는데 그 중 여섯 집이 조간신문을 구독합니다. 중장년층이 많아서 신문 보는 집이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기자생활을 하며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신문을 보는 집이 여러 집이고 제가 보는 신문을 보는 집은 없는 듯합니다. 그래도 저는 새해에도 이 신문을 봐야겠습니다. 바로 이런 글 때문입니다. 신형철의 뉘앙스 전두환들이 모두 죽기 전에 모든 일이 너무도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났다. 1995년 12월21일에 5·18특별법이 제정되었고, 1996년 1월23일 검찰이 전두환과 노태우를 내란죄 및 내란목적살인죄 혐의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전두환을 내란 및 반란의 수괴로 판시하여 사형 판결을 내렸는데, 2심에선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997년 4월17일 대법원에서 ..

오늘의 문장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