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텅 빈 캔버스 (2022년 8월 22일)

divicom 2022. 8. 22. 17:45

책의 다양함은 사람의 다양함을 닮았습니다.

심각한 사람, 웃기는 사람, 가슴 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듯

어떤 책은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고 어떤 책은 소리 내어 

웃게 하고 어떤 책은 먼 곳을 바라보게 합니다.

 

네델란드 화가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가

동생 테오 (Theo van Gogh: 1857-1891)에게 보낸 편지들은

읽을 때마다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줄곧 동생에게 신세를 지고

살아야 했던 형, 그 형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6개월 후

서른셋 젊은 나이에  사망한 동생...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형이 동생에게 보낸 편지 일부를 옮기며

고흐처럼 '진리를 알고' 있으나 동료 인간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채

외로이 '나아가는' 천재들을 생각합니다. 우리 보통 인간들은 모두

그들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말없음표는 문장이 생략되었음을 뜻합니다.

 

106쪽 

"...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관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216쪽

"...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