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꼭대기에 턱을 괴고 앉은 달을 보았습니다. 지쳐 보였습니다. 해의 독재에 지친 것일까요? 사랑하다 지친 것일 수도 있겠지요. 높이 솟은 건물들 사이 엄거주춤한 달을보았습니다. 저 달의 자세는 겸손일까요 비굴일까요,솟는 것 많은 지상에서 가만히 있어도 낮아지는우리 같은 것일까요? 늘 보는 얼굴과 늘 들리는 목소리 아닌 얼굴과목소리를 보고 듣고 싶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1944)의 을펼쳤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공군으로 참전, 1944년 아홉 번째 정찰 비행에 나섰다가 영영 사라져 버린 비행사-소설가 생텍쥐페리... 88쪽에서 만났습니다. 산상에 돌기둥을 남긴 잉카의 지도자가 종족의 소멸에대해 느꼈을 동정심, 생텍쥐페리가 세계대전 중인 인류를 보며 느꼈을 동정심, 그런 동정심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