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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종말: End of Solitude (2024년 12월 12일)

인터넷 바다에서 2009년에 쓴 글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코리아타임스에 Random Walk라는 제목의 칼럼을 9년쯤연재했는데, 그때 썼던 글중 한 편인 것 같습니다. 3월 27일 인터넷 판에 올랐으니 종이 신문에는 28일자에 실렸겠지요? 친구 중에 만남을 키우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와 저, 둘이 만나기로 했는데 나가 보면 두 사람이 더온다거나, 셋이 만나기로 했는데 예닐곱이 된다거나... 그 친구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즐거워서 그러겠지만, 저는 수가 많아지면 보기만 해도 힘이 듭니다. 홀로 있는 것, '고독'한 상태를 즐기는 성향 때문이겠지요. 미국대사관 정보자료센터에서 보내준 고등교육연대기에서 전 예일대 교수 윌리엄 데레저위츠 (William Deresiewicz)의  'End ..

노년일기 241: 과장된 슬픔 (2024년 12월 10일)

한국 소설이든 영미 소설이든 소설을 읽을 땐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사전을 찾지 않습니다. 단어보다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어 두긴 합니다.그래야 나중에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버지니아 울프의 부인>을 읽다가, 91쪽에서 lugubriously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평생 처음 보는 단어인데, 무슨 뜻일까 하며 적어 두었습니다. 저녁에 책상에 앉아 사전을 찾아보려는데 메모 하나가 보였습니다. 11월 1일, 같은 작가의 (등대로)>를 읽으며 적어 둔 단어가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처음 보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적어 둔 lugubriously에서 'ly'를 뗀 형용사 lugubrious였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11월 1일에 본 단어를 오늘 아침40일 만에 다시 만났는데, 처음..

나의 이야기 2024.12.10

노년일기 240: 노화에 대한 보상 (2024년 12월 8일)

나이가 들어가며 실수가 잦아집니다.어딘가에 부딪혀 다치고 뭔가를 떨어뜨리고앞에 앉은 사람의 말을 놓치는가 하면 티비에서 나오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늙어간다는 건 바보가 되어가는 건가 생각하다가 문득, 그런데 그런 실수는 젊어서도 하지 않았던가자문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노인' 칭호를 듣는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나이 탓으로 돌리기일쑤입니다. 힘은 빠지고 아픈 곳은 많아지고 정신은 멍해지고...이 모든 부정적 노화 증세에 대한 보상은 무엇일까요? 보상이 있긴 있을까요?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는 에서 피터 월쉬의입을 빌어 보상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보상은 바로자신의 경험을 다른 각도에서 비춰 봄으로써 '존재자체만으로  충분'하여, '타인이 필요치..

동행 202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