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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수국, 미안해 파프리카! (2024년 5월 7일)

비 오니 좋구나눈물도 세상도 지워지는구나걸음마다 일어서던 먼지도 잔잔하구나 빗속 떠돌다 화분 사이에 서니손금 선명하던 수국과 파프리카 잎들오래된 기억처럼 흐릿해지고 있네 미안해 수국, 미안해 파프리카!노란 파프리카, 분홍 수국 꽃들물 두어 잔에 서서히 몸 일으키며괜찮아 새 고아야, 그럴 수 있어우린 네 생각보다 강하단다너도 그렇고

나의 이야기 2024.05.07

숨바꼭질 (2024년 5월 4일)

어버이날 선물을 골라야지,뭐가 드시고 싶을까, 파스타? 자장면?울엄마 좋아하시게 얼굴에 뭘 좀 바르고옷도 그럴싸하게 입어야지... 아, 엄마다! 엄마!!두 발짝에 한 번씩 엄마가 보이지만닮은 것은 몸집과 자세뿐입니다. 봄길이 느리게 흐르는 건 엄마와 숨바꼭질하는 늙은 아이들 때문입니다. 머지 않아 사라질 엄마들 때문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PwbdzarEoNg&list=RDPwbdzarEoNg&start_radio=1&ab_channel=JHChung

나의 이야기 2024.05.04

노년일기 213: 보청기를 끼세요! (2024년 5월 2일)

오랜만에 간 은행은 노인정 같았습니다.기다리는 사람의 80퍼센트는 노인이었습니다.직원이 없는 창구가 2~30퍼센트쯤 되니기다림은 길었습니다. 은행은 큰 영업 이익을기록했지만 창구 직원을 많이 줄였다고 합니다. 오전인데도 창구의 직원들이 지쳐 보여안쓰러웠습니다. 저도 머리가 하얀 노인이지만어떤 노인들은 미웠습니다.  미운 노인들 중엔 귀가 안 들리는 노인이많았습니다. 은행원이 큰소리로 말해도 안 들린다며 같은 말을 대여섯 번 하게 하는 노인이 흔했습니다.  혼자 은행에 올 정도로 건강하다면 보청기를 맞춰 낄 수 있을 거고, 그러면 은행원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힘겨움을 다소나마 덜어 줄 수 있을 텐데...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 중엔 듣지 못함을한탄할 뿐, 듣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주변인들이얼마나 ..

동행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