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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191: 어머니의 고스톱 (2023년 10월 3일)

일주일 전 어머니를 만나고 온 후 아팠습니다. 어제 어머니를 만나고 온 후엔 펑 젖은 옷을 다리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무리 다려도 옷에선 자꾸 물이 나왔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러 경로당에 가니 어머니는 다른 분들이 고스톱하는 걸 구경하고 계셨습니다. "난 이제 못해. 계산을 빨리빨리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거든." 경로당에서 돌아오는 길,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한때 고스톱은 어머니의 취미였습니다. 어머니는 늘 친구분들과 고스톱을 치셨고 그 자리는 늘 웃음바다였습니다. 고스톱을 못 치는 제게 어머니는 늘 이담에 무슨 재미로 살 거냐고 힐난조로 말씀하셨습니다. 경로당에서 어머니의 집까지는 전봇대 두어 개 거리지만 어머니는 한 번에 걸어내실 수 없었습니다. 중간 지점 편의점 앞 파라솔 아래 앉아 차를 마시..

나의 이야기 2023.10.03

다시 9월이 가는 소리 (2023년 9월 30일)

추석 연휴와 함께 9월이 떠나갑니다. 귀향하는 사람들, 귀경하는 사람들, 떠나는 사람들과 돌아오는 사람들, 파란 하늘의 흰구름과 회색 구름... 그 모든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9월이 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부디 즐거운 만남이기를, 부디 다음이 있는 헤어짐이기를 기원하며 5년 전 이맘때 서울시 '50플러스 포털'에 연재하던 '김흥숙의 시와 함께'에 썼던 '구월이 가는 소리'를 사진은 빼고 다시 옮겨둡니다. [시와 함께 5] 구월이 가는 소리 혹독한 여름 끝 구월이 오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어느새 구월이 떠나갑니다. 여름 절반 가을 절반, 이번 구월은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여을’이었다고 할까요? 언젠가 구월을 기다리며 듣던 노래를 구월 막바지에 듣습니다.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

동행 2023.09.30

GO (2023년 9월 26일)

떠나고 싶지 않아도 떠나야 할 때가 있고 보내고 싶지 않아도 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상황,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느끼는 슬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슬픔 속에서 하는 수 없이 발견하는 행운... 그것이 우리를 위로합니다. 지미 스트레인 (Jimmy Strain)이 어제 디지털 싱글로 발표한 포크 음악 'GO'가 우리를 위로하는 까닭입니다. 아래는 지미가 직접 쓴 한글, 영문 가사와 유튜브 링크입니다. GO You’ve gotta go when you gotta go 가야 할 때는 가야 해요 You’ve gotta leave when you gotta leave 떠나야 할 때는 떠나야 해요 You have to let them go when they gotta go 떠..

동행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