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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16: 숫자 게임 (2024년 5월 28일)

그 사람과 나는 4에서 시작했지요.5, 7, 3, 9... 우리는 두서없이 달렸지요. 그 사람과 나는 70에서 시작했지요.80, 30, 100... 우리는 띄엄띄엄 그네를 탔지요. 그 사람과 나는 301에서 시작했어요.오래된 시간들이 우리 사이로 흘렀지요.우린 느리지만 빠르게 흘렀어요.1003, 4012, 8654... 때로 시간은 우리를집어삼키고 우리는 깊은 바다의물고기들처럼 떠오르고 가라앉아요. 숫자마다 얼굴, 숫자마다  훌쩍임, 노오력, 신기루, 뒷걸음질... 숫자에서 도망치다 보면 또 다른 숫자의 구멍에 빠지는 거예요. 이 게임은 언제 어떻게 끝이 날까요...

나의 이야기 2024.05.28

노년일기 215: 해변에서 노는 아이 (2024년 5월 25일)

요 뗏목에 갇힌 지 4일 째 삶은 갈수록 단순합니다. 머리는 뜨겁고 목소리는 이상하고... 왜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의 를 펼치는 걸까요? 죽음을 가까이 느끼다 보니 죽기 전 뉴튼(Isaac Newton: 1643/42-1727/26)이 했던 말이 떠오른 걸까요? "I do not know what I may appear to the world;but to myself I seem to have been only like a boy, playing on the seashore, and diverting myself, in now and then finding a smoother pebble ora prettier shell than ordinary, while the grea..

오늘의 문장 2024.05.25

5.18의 물음표 (2024년 5월 18일)

이 블로그를 찾아준 알 수 없는 분 덕에5년 전 오늘 여기 올렸던 시를 만났습니다.정의를 위해 흘렸던 피와 희생조차 과거사가 되면잊히거나 이용당하는 일이 많으니, 착잡합니다.아래는 5년 전 이 블로그에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지 않아아래에 옮겨둡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과 싸웠던 '386세대' 대다수는 자신들이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사람들처럼 권력과 금력을 좇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잘 죽지도 못하고 잘 살지도 못하는 제 속에는 물음표만이 쌓여 갑니다. 그 물음표 중엔 시인 김남주(1946-1994)의 물음표가 ..

오늘의 문장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