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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말고 씨동무 (2025년 10월 13일)

"김흥숙 씨가 000씨 멘토라면서요?""제가 요?" 어리둥절한 제게 선배의 말이이어졌습니다."김흥숙 씨가 멘토인데, 000씨는 왜 그 모양이래요?""네?" 멘토가 무엇인지, 제가 000씨의 멘토인지생각 중이던 저는 애매하게 답하고 말았습니다. '멘토(mentor)'의 사전적 정의는 '지지하고 조언하며이끌어 주는 사람'인데, 저는 00씨의 얘기를 듣고그의 편이 되거나 몇 마디 한 적은 있지만, '이끌어' 준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너는 00씨의 멘토가 아니라는 거냐? 그럼 네게00씨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저는 아마도 '제가마음을 쓰는, 소수의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할 겁니다. '마음을 쓴다는 게 무어냐'고 물으면, 그 사람이 힘들어 하면 제 마음이 슬프고 그이가 즐거워하면 제 마음이..

동행 2025.10.13

노년일기 267: 메모의 이유 (2025년 10월 10일)

머리와 몸 속에 구름이 떠다니고 파도가 밀려왔다 갔다 합니다. 남의 손 같은 제 손이 책상 위에 쌓인종이쪽 하나를 집어듭니다. 지난 4월 7일 월요일의메모입니다. "잘 작동하지 않는 몸이 조팝나무 흰 꽃이 보이는창을 바라본다. 단어들이 흩어진 꽃처럼 널려있지만, 그 단어들은 문장을 만들지 못한다. 피로는 그림자일 뿐 친구는 아니다. 친구라면 가끔떠나줄 테니까. 길에는 무수한 햇빛 알갱이가 쏟아져 있지만내 몸의 바람 구멍들에 맞는 알갱이는 하나도 없다.당연히 길은 여전히 밝고 구멍들 속엔 어둠뿐이다." 오늘은 비가 오지만 그날은 햇살이 가득했을 뿐,그날도 오늘처럼 머리 속에 구름과 파도가 일렁였나 봅니다. 그 출렁 머리를 들고 메모하길 참 잘했습니다. 메모는 언제나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힘을 주니까..

카테고리 없음 2025.10.10

조용필 '오빠' (2025년 10월 7일)

KBS2 한국방송이 올해 들어 가장 잘한 일은 조용필 씨의무대를 준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젯밤 '이 순간을영원히' 콘서트를 보며 참 오랜만에 한국방송에 감사했습니다.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아나운서와 지긋지긋한'예능'과 연예인들,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의 얼굴을 보는 대신 수십 년 간 자신의 길을 닦아 온 아티스트를 보며 그의 음악을들으니 참 행복했습니다. 화면 속 조용필 씨. 노래는 전과 같은데 사람은 더 겸손해져보였습니다. 75세에도 '노래를 좀 더 잘할 수 있을까' 하고매일 노래 연습을 한다는 '가왕'은 한 음 한 음 정성을 다해 완벽을 기했습니다. 조용필이라는 크고 깊은 거울에 저를 비추어 보니 자연스럽게제가 그처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자발적으로 또는..

동행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