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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그림자 (2025년 10월 1일)

애도할 일은 많지만 애도하기엔 너무 바쁜 한국인들...즐거움은 가볍게 하고 슬픔은 깊어지게 하는데, 이 나라엔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뿐입니다. 얼마나 외면하고 싶은 게많으면 저럴까 이해를 하면서도, 즐거움이 수반하는 가벼움이 절망을 일으킬 때가 잦아집니다. 그래서 시월의 첫날, 슬픈 시를 읽습니다. 늘 슬픈 시를 쓰는 시인의 시가 아니고, 못 마땅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신랄하게 보여주는 찰스 부코스키 (Charles Bukowski: 1920-1994)의 시입니다. 그는 미국 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는 시와 소설로 '미국 하류 인생의 계관 시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아래의 시는 그가 죽은 첫사랑 제인 쿠니 베이커를 애도하며쓴 시입니다. 원문 전체에, 첫 연을 번역해 곁들입니다. 제인에게 225일이나 풀밭 ..

오늘의 문장 2025.10.01

노년일기 266: 행복한 하루(2025년 9월 29일)

비 오는 어제 아침 쌈배추 겉절이를 만들었습니다. 통배추는 너무 비싸 살 엄두가 안 나고 쌈배추도 비쌌지만 좀 시들어 싸게 파는 것을 샀습니다. 시든 배추도 다듬어 물에 담가 두면 대개 살아납니다. 사람은 늙어 시들면 다시 젊어지지 못하는데, 배추가 사람보다 낫구나 생각하니 잠시 우울했습니다. 겉절이를 조그만 통에 덜어 담아 가방에 넣어 메고 바바리코트를 입고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 밖에 사는 둘째 수양딸이 오고 있었습니다. 갈아탈 버스를 기다리며 전화를 걸어 옷을 단단히 입고 나오라고 말하기에 가방에 카디건 두 개를 넣었습니다. 자신이 한기를 느껴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지요. 무슨 색 옷을 입고 올지 모르니 대비되는 색으로 하나씩 넣어 어울리는 색을 입게해야지, 생각했습니다..

동행 2025.09.29

40대의 자살 (2025년 9월 26일)

십 대부터 30대까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던 자살이 작년에는 40대의 사망 원인 1위도 차지했다고 합니다. 40대면 몸과 정신이 두루 왕성할 나이, 인생이뭔지도 좀 알고, 관계가 주는 위로와 성취의 달콤함도 맛 볼 나이인데 무엇이 그들을 자발적 죽음으로 모는 걸까요? 10대부터 40대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자살하는 이유는 그들이 50대 이후 사람들에 비해 뭔가를 덜 가졌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뭔가를 너무 많이 가져서일까요? 일반적으로 40대 이하 사람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가진 것은 '꿈'이고, 덜 가진 것은 '돈'일 겁니다. 그들을 죽게 하는 것은 꿈일까요, 돈일까요, 돈이 없어서 꿈도 못 꾸는 어떤 것일까요? 도대체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일까요? 무거운 마음으로 머..

동행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