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001

노년일기 219: 그들을 용서하지 마!(2024년 6월 14일)

저의 하루도 성장의 시간이었던 때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저의 하루는 슬픔과 탄식의 시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제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는 건 지난 5월 23일 '얼차려 군기훈련' 중에 쓰러져 이틀 후 숨진 훈련병입니다. 5월 27일 한겨레신문 사설을 보면 훈련병은 얼차려를 시킨지휘관으로 인해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에 사설 일부를 옮겨둡니다.  "당시 훈련병들은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이튿날 오후 약 20㎏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구보(달리기)로 도는 군기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통상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훈련은 지휘관 지적 사항이  있을 때 군기 확립을 위해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일종의 벌칙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체력을 증진시키거..

동행 2024.06.14

노년일기 218: 친구의 아픔 (2024년 6월 11일)

살아가다 보면 가까운 사람이 아픔을 겪는 걸지켜보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기쁨을 나누면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지만아픔은 나눌 수가 없습니다. 아픔은 대개 겪는 사람만의 것이니까요. 나눌 수 없는 아픔을 겪는 친구를 위해 우리는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상황이 허락하면 그의곁에서 아픔이 초래하는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이만치 떨어져 있게 되면 그의 회복과 고통의 최소화를 위해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오늘 아픈 친구와 오늘 아프지 않은나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인생은생로병사의 과정이라 평생 아프지 않은 사람은없으니까요.  우리가 아플 때 왕왕 저지르는 실수는 아픈 우리를보러 오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편하고 행복하다고 짐작하는 것입니다. ..

동행 2024.06.11

한국일보와 장기영 사주(2024년 6월 9일)

나이 든 사람에게 숫자는 추억으로 가는 문을여는 비밀번호입니다. 그 숫자가 '월, 일'과 합해져특정한 날짜를 만들면 그날엔 꼼짝없이 추억의 포로가 됩니다. 오늘은 6월 9일, 보통 사람에겐 별 의미 없을이날이 제겐 잊지 못할 날입니다. 장기영 사주가한국일보를 창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사가 일곱 개의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며한국 언론의 중추적 역할을 하던 1976년 말, 저는 한국일보사가 실시한 33기 견습기자 시험을 치렀습니다. 두 차례의 필기시험과 한 번의 면접시험을 통과한사람들이 견습기자 선발의 마지막 관문인 사주 면접을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중학동 옛 한국일보 건물 10층사주실에서 장기영 사주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상업고교 출신으로 부총리를 역임한 입지전적인물일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행 2024.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