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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09: 낡은 것은 몸뿐 (2024년 1월 25일)

병원 침상에 누우신 어머니의 몸을 만지다 보면 이 몸이 우리 어머니 것인가 낯설기만 합니다. 탄탄하시던 근육이 한두 달 만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매끄럽던 피부는 막대기를 덮은 낡은 옷 같으니까요. 그러나 시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어머니의 영혼은 여전히 낯익은 사랑입니다. 나이 들면 누구나 몸이 낡고 피부엔 주름이 생기지만, 그 몸에 깃든 영혼은 낡음과 주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일까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1865-1939)도 그렇게 느꼈던가 봅니다.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동행 2024.01.25

노년일기 208: 잠시 숨어 있는 순간 (2024년 1월 22일)

어머니가 입원하신 지 17일째... 병원에 드나들다 보면, 특히 연세가 많아 회복의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분들 사이에 있다 보면 자연히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다가 죽고 싶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혼자 죽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어떻든 상관없다고 합니다. 죽음은 아픔처럼 혼자 겪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의 순간도 살던 방식대로 맞으려 하는가 봅니다. 부디 각자가 원하는 죽음을 맞기를, 아니 그 죽음을 맞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생生을 살아내기를 바랍니다. 안락사를 다른 어느 나라보다 개방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의사 베르테 케이제르는 수많은 환자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쓴 책 에서, 밤 사이에 홀로 죽은 반 리에트 씨에 대해 얘기합니다. 케이제르..

동행 2024.01.22

빙판 (2024년 1월 19일)

며칠 전 어머니 계신 병원에서 오빠 내외를 만났습니다. 오빠가 넘어져 오른손 뼈에 금이 갔다고 했습니다. 젊은 시절 네다섯 번이나 깁스를 했던 제겐 못 미치지만 오빠의 깁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 덕에 다시 만난 2012년 12월 16일 자 ‘빙판’이라는 제목의 글에도 오빠가 오른팔에 깁스를 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때 그 글.. 거울 보듯 보고 나서 조금 줄여 옮겨 둡니다. 그 글의 전문을 읽고 싶으신 분은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https://futureishere.tistory.com/953 ----------------------------------------- '빙판' 하면 누구나 추운 겨울을 생각하지만 삶의 골목 골목엔 빙판처럼 우리를 시험하는 곳들이 늘 있습니다. 때로는 ..

동행 202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