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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장기영 사주(2024년 6월 9일)

나이 든 사람에게 숫자는 추억으로 가는 문을여는 비밀번호입니다. 그 숫자가 '월, 일'과 합해져특정한 날짜를 만들면 그날엔 꼼짝없이 추억의 포로가 됩니다. 오늘은 6월 9일, 보통 사람에겐 별 의미 없을이날이 제겐 잊지 못할 날입니다. 장기영 사주가한국일보를 창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사가 일곱 개의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며한국 언론의 중추적 역할을 하던 1976년 말, 저는 한국일보사가 실시한 33기 견습기자 시험을 치렀습니다. 두 차례의 필기시험과 한 번의 면접시험을 통과한사람들이 견습기자 선발의 마지막 관문인 사주 면접을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중학동 옛 한국일보 건물 10층사주실에서 장기영 사주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상업고교 출신으로 부총리를 역임한 입지전적인물일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행 2024.06.09

노년일기 217: 사일러스 마너 (2024년 6월 6일)

오늘은 현충일, 나라를 위해 전사하거나 순직한 사람들, 즉 나라를 사랑하다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조기를 걸며 '사랑'을 생각합니다. '사랑'을 생각하니어제 읽기를 끝낸 책이 떠오릅니다.조지 엘리엇 (George Eliot: 1819-1880)의입니다. 2024년에 1861년에 출판된 소설을 읽는다는 건무슨 뜻일까요? 독자가 19세기 영문학 전공자라는 뜻? 지금 자신을 둘러싼 21세기적 현상들보다 19세기를 더 편하게 느낀다는 뜻? 저는 영문학자가 아니니 후자에 속하는 사람일까요? 그러나 19세기 또한 21세기만큼 불합리했던--불합리의유형만 다를 뿐--시대임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떤 시대에 태어나도 그 시대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저는 그들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럼에도..

나의 이야기 2024.06.06

화장실 문 좀... (2024년 6월 4일)

제가 산책길에 가끔 들르는 카페엔 두 개의화장실이 있습니다. 남녀 공용 화장실은홀에 있고 여성 전용 화장실은 홀 왼쪽 방에있습니다. 홀에 있든 방에 있든 화장실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보입니다. 그런데 그들의행태가 놀랍습니다. 열 명 중 여덟은 노크하지 않고 문 손잡이를 돌립니다. 열리지 않으면 그제야 문을 두드립니다. 화장실 전등 스위치와 배기 스위치는 문 오른쪽에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위치를 올렸다 내렸다하며 왜 불이 들어오지 않나 하는 투로 머리를갸웃거립니다.  스위치를 올리고 불이 들어왔는지확인하기 전에 바로 내리고 다시 올리고 하는 겁니다. 무엇이 그리 급한 걸까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손을 씻지 않고나오는 사람도 많고, 손을 씻되 문을 열어두고씻는 사람도 있습니다. 화장실 문을 열어둔 ..

동행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