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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210: 이웃 사람, 이웃 선생 (2024년 2월 5일)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2024년 한국에서는 '이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이웃의 손에 죽었다는 뉴스가 낯설지 않습니다. 카페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서둘러 카페를 벗어날 때도 있습니다. '이웃 복'이 필요한 곳이 또 하나 있음을 어머니 덕에 알았습니다. 바로 병실입니다. 몇 년 전 2인실에 입원한 환자를 돌보느라 병실에서 며칠 동안 지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 있던 이웃 환자는 가끔 신음소리를 낼 뿐이었는데, 뒤이어 들어온 이웃은 특정종교와 관련된 말과 노래를 크게 틀어놓아 잠을 잘 수도 없고 쉴 수도 없었습니다. 직접 얘기했다가 싸움이 될까봐 간호사실에 얘기하자 간호사실에서 병실 규칙을 들어 중단시켰습니다. 어머니 병상 바로..

동행 2024.02.05

파리 대왕 (2024년 2월 3일)

어머니의 병실에 드나들며 다시 한 번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병실이나 대합실처럼 제한된 곳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적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토막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많습니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시간에 잠깐씩 보았지만 그새 손바닥만한 책 두 권을 다 읽었는데 그 중 한 권은 입니다. 언젠가 이라는 표현을 처음 접했을 땐 '파리'가 프랑스 파리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의 '파리'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곤충 파리라는 걸 알고 적잖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작품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작가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 1911-1993)이 1954년에 발표한 첫 소설로, 전쟁 대피 중에 고립된 섬에 추락한 비행기에 함께 탔던 소년들이 섬에서 자기들끼리 사회를 이루..

동행 2024.02.03

한국의 '호빗들' (2024년 1월 31일)

'호빗(Hobbits)'은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톨킨(J.R.R. Tolkien)의 소설에 등장하는 작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 키의 절반쯤 되는 키에 맨발로 다니는데, 인류 종족 중 하나이거나 인류의 가까운 친척으로 묘사됩니다.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속 호빗들은 단순 소박한 삶을 영위하지만, 그들의 세상인 '가운데 땅: 중간계 (The Middle Earth)'가 위험에 처할 때는 온 힘을 다해 싸웁니다. 그 호빗들이 지금 한국에도 있습니다. 아늑한 지하굴에 사는 톨킨의 호빗들과 달리 한국의 호빗들은 병실 한쪽 구석에 놓인 침대를 집 삼아 방삼아 생활합니다. 그들은 톨킨의 호빗들처럼 눈에 띄는 차림으로 병실을 오가는 간병인 아주머니들입니다..

동행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