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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납니다 (2023년 1월 16일)

선인장 화분 한 귀퉁이에서 꺽다리 토마토가 자랍니다. 앉은 자리는 좁은데 해를 향해 자꾸 자라니 푸른 허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지지대를 대어 묶어 주어도 허리는 자꾸 휘어집니다. 밤낮없이 크는데다 잎도 이미 여럿이니까요. 반대편에 하나 더 지지대를 세우다 보니 눈물 납니다. 노란 별사탕꽃이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어둔 길 가로등 같습니다. 꽃의 꿈은 열매일 테니 이쑤시개만한 솜방망이로 꽃술을 만져 벌나비 흉내를 냅니다. 설 명절 지나고 입춘 오면 꽃자리마다 토마토가 열릴지 모릅니다. 선인장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나의 이야기 2023.01.16 (2)

톨스토이의 누나 (2023년 1월 12일)

며칠 전 카페에서 법정 스님의 을 읽다가 홀로 웃었습니다. 스님이 165쪽에 인용해 두신 의 구절들 때문인데, 이 책은 러시아의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딸인 알렉산드라 톨스토이가 썼다고 합니다. 아래에 저를 웃긴 문장들을 옮기다 보니 고기 반찬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우리 고모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식도락가였는데 어느 날 야채 일색의 식탁을 대하고서는 크게 화를 냈다. 자기는 이런 허섭쓰레기 같은 것은 못 먹겠으니 고기와 닭을 달라고 했다. 다음 번에 식사를 하러 온 고모는 자기 의자에 매여 있는 살아 있는 닭과 접시에 놓인 부엌칼을 보고 '이게 뭐야' 라고 놀라서 물었다. '누님이 닭을 달라고 했잖아' 하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우린 아무도 그걸 죽일 생각이 없거든. 그래서 누님..

동행 2023.01.12 (1)

노년일기 148: 잘 살고 싶으면 (2023년 1월 6일)

어떤 책을 읽다가 혹은 읽고 나서 다른 책을 이어 읽는 일이 흔합니다. 책의 한 구절이 다른 책을 부를 때도 있고 그 책의 한 생각이 다른 책을 펼치게 할 때도 있고, 책의 주제가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책을 읽게 하기도 합니다. 안락사를 선택한 지인의 마지막 시간을 스위스에서 함께하고 쓴 신아연 씨의 책 를 읽다 보니 두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과 네덜란드 의사 Bert Keizer (베르트 케이제르)의 입니다. 세 저자는 각기 다른 나라 출신이고 살아온 배경과 종교도 다르지만, 그들의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후회 적은 삶을 살다가 평화로운 죽음을 맞고 싶으면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아프기 전에는 죽는 것이 무척 두려웠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3.01.0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