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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호빗들' (2024년 1월 31일)

'호빗(Hobbits)'은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톨킨(J.R.R. Tolkien)의 소설에 등장하는 작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 키의 절반쯤 되는 키에 맨발로 다니는데, 인류 종족 중 하나이거나 인류의 가까운 친척으로 묘사됩니다.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속 호빗들은 단순 소박한 삶을 영위하지만, 그들의 세상인 '가운데 땅: 중간계 (The Middle Earth)'가 위험에 처할 때는 온 힘을 다해 싸웁니다. 그 호빗들이 지금 한국에도 있습니다. 아늑한 지하굴에 사는 톨킨의 호빗들과 달리 한국의 호빗들은 병실 한쪽 구석에 놓인 침대를 집 삼아 방삼아 생활합니다. 그들은 톨킨의 호빗들처럼 눈에 띄는 차림으로 병실을 오가는 간병인 아주머니들입니다..

동행 2024.01.31

동신병원 '은탁 선생' (2024년 1월 28일)

룸메이트는 TV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지만 SBS에서 시즌3까지 방영했던 '낭만닥터 김사부'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가 그 드라마에 빠져든 건 그 드라마가 얘기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관에 부합하기 때문일 겁니다. 일터에선 무엇보다 실력이 있어야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실력을 발휘해야 하고, 그 바탕엔 인간, 특히 약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머니가 20일 넘게 누워 계신 동신병원은 '남만닥터 김사부'가 일하는 '돌담병원'과 많이 다를 겁니다. 돌담은 드라마 속에 있고, 동신은 서대문구에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제 동신병원에서 돌담병원 '은탁 선생'처럼 멋진 간호사를 발견했습니다. 제 시력이 워낙 나빠 그의 명찰에 적힌 이름을 보진 못했지만 그는 틀림없는 '은탁 선생'입니다. 가끔 마..

동행 2024.01.28

노년일기 209: 낡은 것은 몸뿐 (2024년 1월 25일)

병원 침상에 누우신 어머니의 몸을 만지다 보면 이 몸이 우리 어머니 것인가 낯설기만 합니다. 탄탄하시던 근육이 한두 달 만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매끄럽던 피부는 막대기를 덮은 낡은 옷 같으니까요. 그러나 시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어머니의 영혼은 여전히 낯익은 사랑입니다. 나이 들면 누구나 몸이 낡고 피부엔 주름이 생기지만, 그 몸에 깃든 영혼은 낡음과 주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일까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1865-1939)도 그렇게 느꼈던가 봅니다. An aged man is but a paltry thing,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동행 202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