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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지우는 나라 (2024년 9월 17일)

'추석'이라는 말 속의 '저녁 夕' 때문일까요?오늘 아침은 저녁 무렵 같습니다.구름에 가리었어도 보름달 님은 저 하늘에 계실 테니기도가 자꾸 길어집니다.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의 무지를 덜어 주시고 무명(無明)을 깨뜨려 주소서! 명절 전야 TV도 볼 것 없기는 평소와 진배없었습니다.낯설고 낯익은 연예인들이 먹고 떠드는 화면을 피해 옛날 영화를 보았습니다. 며칠 전엔 '빠삐용'과 '백 투 더 퓨쳐'가반가웠습니다. 조폭들의 총질이 난무하지 않는 영화들을 보며눈물을 훔치고 박장대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옛 명화는 여전히 명화인데, 보다 보니 짜증이 났습니다. 대사가 지워지고 장면이 지워졌습니다. 저 영화를 만든감독들이 제 옆에 앉아 TV에 나오는 자신의 영화를 보았으면정부인지 누구..

동행 2024.09.17

지구: 플래닛 아쿠아 (2024년 9월 15일)

배달 오토바이들이 도시 곳곳을 누빕니다.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많다 보니 직장 생활을하기보다  배달 오토바이를 타는 젊은이가 많다고 합니다. 대개 꽉 짜인 일과를 보내야 하는 직장 생활에 비해 배달 일은근무 시간이 자유롭고 수입도 짭짤하다고 합니다.물론 오토바이 사고가 나면 큰일이지만, 사람들은 '은사 망상'을 갖고 있어 다른 사람에겐 사고가 나도자신에겐 사고가 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배달 공화국'답게 이 나라 TV에 나오는 밥상 위엔 그릇들 대신 배달 음식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배달료를 보조해 주는 이 나라에서는, 환경단체나 정부도  배달 음식이나 배달 음식용 플라스틱 용기에 환경분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거나 다회용 용기를써야 한다는 얘기를 하..

동행 2024.09.15

부은 얼굴 (2024년 9월 14일)

울고 난 눈이 통통 부어 볼 만합니다.하늘도 한참 울었지만 하늘은 울기 전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데...  올고 난 사람 눈은 붓는데 하늘 눈은 왜붓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소금 때문인 것 같습니다.지상의 생명체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소금을 필요로 하지만, 하늘은 신체에 갇히지 않으니소금 또한 필요하지 않겠지요.    나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하늘을 꿈꿉니다.45억 살을 먹고도 여전히 아름다운 저 얼굴의 비밀을알고 싶습니다,  아무리 울어도 붓지 않는 저 얼굴의 비밀을...

나의 이야기 202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