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새해 소원 (2024년 12월 31일)

divicom 2024. 12. 31. 11:59

어젯밤에도 잠들기 어려웠습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모르고 계엄을 시행한

대통령 때문에 놀란 가슴이 밤이 와도 잠을 자려

하지 않아 힘든 날들을 보냈습니다.

 

밤에는 악몽과 싸우고 낮이면 애써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탄핵의 도미노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제 새해 소원은 이런 식의 놀라운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기상이변은 이미 놀랍지

않은 일이 되었으니 놀랄 일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계엄도 무안공항 사고도 다 사람들이 

일으킨 일입니다.

 

철새 도래지와 가까워 건설이 불허되었던 무안에

공항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향신문(30일자)

보도를 보면, 항공기 이착륙시 조류 충돌 위험성이

커서 저감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근거해 활주로

연장 사업을 시작,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2800m인 왈주로를 내년까지 3160m로

늘리기  위해 공사중이라고 하는데, 왜 공사가

진행 중일 때 국제선 정기 취항을 시작한 걸까요?

위험성 때문에 공사를 시작했으면 공사가 끝난 후에

취항하는 게 상식 아닐까요?

 

활주로 상황이 이런데, 왜 활주로 폐쇄를 내년

1월7일 오전 5시까지만 하는 걸까요? 최소한 연장

공사가 끝날 때까지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오늘자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활주로 너머에 있는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본 화면에서도 비행기는

동체 착륙에 성공해 미끄러지다가 그 둔덕과 충돌해

폭발했습니다. 그 둔덕이 아니었으면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현재  정부는 8개의 지방공항을 건설 중인데, 그중

하나로 2029년에  개항 예정인 전북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무안공항보다도 300m나 짧다고 합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는

2500m로 인천국제공항(3750∼4000m), 김포국제공항

(3200∼3600m)에 비해서 매우 짧습니다. 짧은 활주로가

무안공항  사고의 직접적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활주로 길이가 충분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항공업계 의견이라고 합니다. 단 몇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었다는 겁니다!

 

무안사고로 희생당한 승객들의 영면을 빌며,

그 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보내며, 기적처럼 살아남은

두 승무원의 쾌유를 빌며, 새해 소원을 빕니다.

 

제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주소서!

어리석은 인간들을 깨우쳐 욕심을 버리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