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대한민국, 서울.
이곳에 산 지 수십 년이지만 이곳은 여전히 낯설어
이곳을 걷다 보면 늘 여행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진면목과 마주하지 못하는 여행은 허사...
제가 매일 하는 여행은 유의미한 걸까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여행을 통해 자연을 발견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지요.
서울 한복판에 살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해본 사람은 알 겁니다. 그 일이 가능하다는 걸.
지리산 속이 '자연'이듯 서울 한복판도 '자연'이라는 걸.
1973년 처음 만나 꽤 오랫동안 친구가 되어주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 (Henry D. Thoreau: 1817-1862)...
오늘 문득 펼친 그의 일기에도 같은 생각이 있습니다.
1856년 8월 30일자 일기에서 몇 구절 옮겨둡니다.
이 일기가 쓰인 시점과 오늘 사이엔 165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는,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왜 내 친구들은 거의 모두 나의 현재가 오기 전에 떠나갔을까요?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야생을 꿈꾸는 일은 헛되다.
그러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나 자신이 직접 개입된
콩코드 근방의 자연 속에서 발견하지 못한 위대한 자연을
라브라도의 야생에서 발견할 수는 없다. 보다 더 인간적인 것,
보다 더 큰 미덕만이 이 지구 표면을 오싹하리만큼 신기하고
야생적인 어떤 곳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소로우의 일기>, 도솔, 330-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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